"100만원 내고 개인 PT 왜 받아요?"…입소문 나더니 '대박' [방준식의 레저 스타트업]

입력 2022-08-13 07:00   수정 2022-12-23 21:10

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운동 갈 시간이 없어."

퇴근을 마친 직장인들의 입에서 늘상 나오는 소리다. 매년 등록하는 헬스장도 길어야 한달 뒤에는 발길을 끊기일쑤다. 이런 고민을 날려줄 AI 홈트레이닝 앱을 개발한 이상수 아이픽셀 대표(44)를 지난 7월28일 한국경제신문이 만났다.

이 대표는 네오위즈 보드게임 총괄 사업부장을 맡으며 맞고와 포커게임으로 유명한 '피망' 서비스를 키웠다. 그러다 2016년 출시된 게임 '포켓몬고'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당시에는 생소했던 현실과 가상 이미지를 조합한 인공지능 증강현실(AR) 게임을 만들기로 다짐하고 2017년 말 아이픽셀을 창업했다.

당시 한국에는 AI 영상 처리 기술을 가진 곳이 거의 없었다. 그는 미국 스타트업과 제휴로 관련 기술을 들여왔다. 첫 번째 게임을 내놨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그러다 AI 동작 인식 기술을 적용하면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홈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해 'AI홈트' 서비스를 개발했다.

야심차게 'AI 홈트' 서비스를 내놨지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원격 트레이닝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자금력이 부족했던 이 대표는 2020년 4월 신한라이프와 공동사업계약을 맺고 2021년 3월 한국시장에 ‘하우핏’을 출시했다.

'하우핏'은 운동 영상을 보고 따라하면 AI가 분석해 틀린 동작을 교정해주는 앱이다. 필라테스와 스쿼트 등 몸으로 하는 동작 1,450가지를 구분해 잡아준다. 스마트TV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화면이 있는 모든 기기에서 이용 가능하다. 코로나 기간 입소문을 타고 구글 앱스토에서 40만명 이상 다운 받았다.



하우핏의 목표는 'AI홈트레이닝 계의 유튜브'다. 트레이너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올려, 고객을 확보하면 수익을 분배 해주는 구조다. 이 대표는 "트레이너들이 마음대로 놀 수 있는 공간인 '온라인 짐'을 만드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기존에는 트레이너들이 SNS를 통해 고객을 모아 화상회의 앱 '줌'을 통해 1대1 수업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십 수백명을 동시에 동작을 관리할 수 없었다. 그는 "AI 영상 인식 기술을 활용하면 회원 수백 수천명의 동작을 전부 교정 가능하다"며 "스타 트레이너들을 유치해 서로 윈윈하는 수익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1월7일 'CES 2022'에 참가해 해외판 하우핏인 원격 운동지도 프로그램 '엑서사이트'를 선보였다. 이 기술에 미국과 중국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하우핏은 지난해 12월 KT 올레TV에 입점했다. LG전자와도 글로벌 스마트TV 앱 입점을 논의 중이다. 넷플릭스 앱처럼 TV에 노출되어 글로벌로 진출할 전망이다.

싱가포르 대체불가능토큰(NFT) 업체와 함께 운동을 하면 코인(포인트)가 쌓이는 E2E(Exercise To Earn) 시스템 개발도 논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홈트레이닝 원조' 미국 시장을 겨냥해 앱을 개발했다"며 "내년에는 AI동작 기술을 입힌 정형외과, 재활의학과의 전문적인 재활운동과 K팝 댄스 플랫폼, 골프 PT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7월 28일 이상수 대표 인터뷰 전문


Q. 자신의 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아이픽셀 이상수 대표(44)입니다. 공과대학을 나와 첫 직장으로 삼성SDS 오픈타이드에서 경영전략 컨설팅 업무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좋아해 2007년 네오위즈 이직 후 2017년까지 근무했습니다. 네오위즈에서 '피망 서비스' 보드게임 총괄 사업부장을 맡았습니다. 당시 PC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해 2007년 매출 1200억원에서 2011년 7500억원까지 뛰었습니다. 하지만 2012년 모바일 게임 시장을 놓쳐 고전했습니다. 그때 IT기업에서는 플랫폼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 2016년 포켓몬고를 만났고 너무 신선해 충격을 받았습니다. 증강현실(AR)과 인공지능 인식기술(AI Computer Vision)을 이용한 게임을 만들자는 생각에 2017년 말 창업을 도전했습니다."

Q. 사업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으셨나요.
"퇴사후 AI 영상 기술을 찾았지만 한국에는 없었습니다. 곧바로 미국으로 떠나 관련 스타트업과 제휴를 맺고 기술을 들여왔습니다. 처음에는 실제 사물을 인식하여 아이템으로 변신하는 증강현실(AR)게임을 내놨지만 시원치 않았습니다. 그러다 동작 인식 기술을 개인 PT에 접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AI기술을 이용하면 원격으로 트레이너가 개인 교습을 할 수 있습니다. 2019년 관련 특허와 함께 서비스를 내놨지만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원격 비대면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자금력이 부족해 신한라이프와 손잡고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 '하우핏'을 개발했습니다."



Q. 아이픽셀 서비스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첫번째 제품인 "하우핏”은 AI가 영상을 판독해 틀린 동작을 지적해 주는 앱입니다. 필라테스와 소셜 트레이닝 피트니스 등 화면이 있는 모든 기기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피트니스 플랫폼'입니다. 지난해 구글플레이 우수앱으로 선정되어 한국에서 시장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현재 시장 확장을 위해 더 업그레이드된 3차원 동작인식 기술을 적용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앞두고 새로운 제품의 데모앱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미국은 홈트레이닝의 원조입니다. 과거 다이어트 비디오 등 홈트가 이미 일상생활의 일부로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어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새로운 제품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테스트 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용자들은 정적인 운동을 좋아하지만 미국에서는 칼로리 버닝 등 액티브한 운동을 좋아합니다. 병원과 협업해 재활 운동의 측정과 환자의 재활 개선도가 측정 가능한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도 개발중입니다. 골프 PT 운동 등도 포함하여 연말에 글로벌 서비스 오픈할 예정입니다."

Q. 아이픽셀 서비스의 장점은 무엇입니까
"동작인식 기술이 굉장히 빠릅니다. 기존 앱들은 통신을 통해 서버에 영상이 전송되고 해석되는 과정을 거치며 딜레이가 발생합니다. 아이픽셀의 모든 서비스는 기기내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즉시 동작 분석이 가능합니다. 어떠한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매끄러운 앱 사용이 가능합니다. 기기내 정보가 서버로 전송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까지 뛰어납니다. 이를 통해 K팝 댄스 플랫폼 등 몸의 동작을 인식하는 모든 콘텐츠 제작이 가능해 확장성이 큽니다."

Q. 해외 유사 사례가 있나요.
"AI동작 인식에 게임성을 접목한 라이브 서비스는 아이픽셀 서비스에서만 가능합니다. 기존에도 정형외과의 재활운동 등 동작인식 아이디어는 있었습니다. 게임 기능은 유비소프트의 '저스트댄스'를 참고했습니다. 그 두가지의 장점을 합쳐 홈트도 가능하고 모든 사람들의 스마트 기기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대중성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뒀습니다."



Q. 국내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로 예상 하시고 계신가요.
"한국과 일본인은 전세계적으로 운동을 안하기로 유명합니다. 좋게 말하자면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시장은 매우 작습니다. 하우핏이 국내에서 40만명이 다운받았지만, 드라마틱한 성장을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한국은 최신 서비스를 도입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테스트 마켓으로 제격입니다. 한국에서 얻은 데이터와 피드백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동남아 플랫폼 기업들과도 퍼블리싱 파트너도 찾고 있습니다."

Q. 경쟁사들과 비교해 어떤 매력 포인트를 강조하시나요.
"국내에서 카카오VX가 비슷하면서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홈트레이닝은 결국에는 콘텐츠입니다. 하우핏은 AI 학습을 통해 1,450가지 이상의 운동을 구분할 수 있는 표준 운동데이터를 쌓아놨습니다. 어떤 영상에도 아이픽셀 AI플랫폼이 자체 분석을 통해 바로 AI 기술을 입힐 수 있습니다. 분단위 조정도 가능합니다. 국내 유일한 기술입니다. 이를 통해 압도적으로 빠르게 많은 인공지능 콘텐츠 공급이 가능합니다. 기존 업체들은 영상을 서버로 보내 판독후 다시 송출하는 시스템으로 딜레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우핏은 통신이 아닌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통신 없이 실시간으로 데이터 처리가 가능합니다. 인물 정보를 회사 서버에서 저장이 안돼 개인정보 보안에 유리합니다. 보안 이슈에 민감한 미국시장에서도 충분히 통하리라 봅니다."

Q. 홈트레이닝 계의 유튜브를 꿈꾸신다는데,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입니까.
"AI홈트레이닝계의 유튜브가 되기 위해서는 인플루언서 같은 스타 트레이너 영입이 필수 입니다. 트레이너가 마음대로 놀 수 있는 '온라인 AI 짐'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트레이너가 자신의 운동 영상 콘텐츠를 올리고, 고객들을 유치하면 수익을 분배하는 구조입니다. 기존에는 화상통화앱 '줌'을 통해 1대1 수업을 하던 트레이더들이 하우핏을 쓴다면 1대 100명 이상의 고객을 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고객은 자신의 신상 정보나 민감한 정보를 노출하지 않아도 됩니다."

Q. 트레이너 관리도 중요해 질 것 같은데 인증제도 같은 것이 있습니까.
"인증제도 만들 예정입니다. 하우핏은 고객의 유저 정보를 알고리즘을 거쳐 실물이 노출되지 않도록 만들었습니다. 여성 트레이너가 많아 성희롱 등 문제 발생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한 조치도 하고 있습니다. 트레이너는 고객의 실물이 아닌 아바타의 모습으로 보이는 시스템입니다. 믿고 운동을 하셔도 됩니다."

Q. AI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활용한 새로운 시스템들은 혹시 무엇이 있습니까.
"오는 11월 출시될 글로벌 제품에는 운동을 하면 AI가 판단해 포인트를 주는 시스템이 들어가 있습니다. 걸으면 소액의 보상을 주는 만보기앱들처럼 작심삼일로 끝나던 운동에 동기부여를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운동화 대체불가능토큰(NFT)'를 통해 M2E(Move To Earn)을 구현한 업체와 함께 E2E(Exercise To Earn)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코인이 쌓이는 시스템입니다. 그 곳과도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작년 12월 KT 올레TV서 플랫폼 제공 하셨는데, 반응은 어떻습니까.
"스마트TV가 아닌 일반 TV에도 USB카메라를 장착하면 됩니다. 올해 8~9월에는 기가지니3도 업데이트 될 예정입니다. LG전자 등 글로벌 스마트 TV제품에 프로그램을 설치가 가능하도록 논의중입니다. 글로벌 제품에 차기 글로벌 제품인 '엑서사이트'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앱처럼 퍼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 CES전 출시와 발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창업 5년을 견디고, 사업을 안착 시킬수 있게된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늦은 나이에 창업을 도전했습니다. AI기술을 통해 누구나 디지털 콘텐츠를 생산하는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3년차 때 게임부문을 철수를 결심하자 핵심인력이 대거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언젠가는 AI기술로 시장을 주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버텼습니다."

Q. 앞으로 사업 비전에 대해 한말씀 해주세요.
"지금 현재 사람들에게 아직 AI 홈트레이닝은 낯선 서비스 입니다. 하지만 하우핏을 통해 시장경험을 얻었습니다. 이제 어떤 수요처에서 어떤 것을 원하는지 데이터를 통해 얻었습니다. 국내시장보다 앞으로 더욱 큰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입니다. 전문적인 재활운동 의료서비스 제공 등으로 높은 수익화 구조를 만들 예정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픽셀 인공지능 홈트서비스 “엑서사이트”를 안착 시키도록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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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식 기자 silv00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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