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들이 버스 광고를 주요 채널로 활용하는 데는 OTT 시장 확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버스나 지하철 이용자 중 상당수가 탑승 시간 내내 스마트폰으로 OTT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사람을 타깃으로 할 때 버스외부광고는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을 겨냥해 강남, 광화문 등을 지나는 노선에 드라마 광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2019년 52.0%에서 2020년 66.3%, 2021년 69.5%로 꾸준히 상승했다. OTT 이용자의 92.2%는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TV를 통한 드라마 광고 역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매스 마케팅’보다 홍보하려는 드라마를 볼 가능성이 높은 시청층을 집중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블랙의 신부’ 홍보를 GS샵 TV홈쇼핑을 통해 진행한 게 그런 사례다. 넷플릭스는 지난 13일 드라마 주연 배우 김희선 등을 출연시켜 홈쇼핑 방송에서 30분간 이 드라마를 소개했다.
이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는 게 방송사 및 광고업계의 평가다. 프로그램 시청 가구 수는 총 1만9242가구로, KT 인터넷TV(IPTV) 가입자 기준으로 전주 같은 시간대 GS샵 프로그램보다 63% 많았다.
실시간 채팅 플랫폼 ‘라이브톡’에도 방송 시간에 2만 건이 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드라마 장르와 내용이 TV홈쇼핑 시청자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플랫폼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이용자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요금제를 내년 초 도입할 예정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OTT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OTT가 직접 광고 송출에 나서게 되면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며 “콘텐츠 분야 광고주라면 OTT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