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 뜬 우영우…OTT 시대의 '별난 광고법'

입력 2022-07-28 17:11   수정 2022-07-29 14:56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들이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힘을 쏟으면서 플랫폼에서 상영되는 드라마 홍보 창구도 다양해지고 있다. 제작사들은 모바일을 통한 OTT 플랫폼 시청이 대세가 됐다는 점을 우선 감안해 광고 전략을 짜고 있다. 광고비가 많이 드는데도 시청자 유입 효과를 가늠하기 힘든 4대 전통 광고매체(TV·라디오·신문·잡지)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효과)’가 좋은 버스, 홈쇼핑 등을 통한 홍보를 늘리는 추세다.

○엔터 광고 중 드라마 비중↑
28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버스 외부에 이미지나 문구를 노출하는 ‘버스외부광고’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중 드라마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6.1%에서 2021년 23.2%로 불어났다. 최근 화제를 끌고 있는 ENA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도 지난달 2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서울 시내를 도는 버스에 광고를 집행했다.

제작사들이 버스 광고를 주요 채널로 활용하는 데는 OTT 시장 확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버스나 지하철 이용자 중 상당수가 탑승 시간 내내 스마트폰으로 OTT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은 사람을 타깃으로 할 때 버스외부광고는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젊은 대학생이나 직장인을 겨냥해 강남, 광화문 등을 지나는 노선에 드라마 광고를 하는 사례가 많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률은 2019년 52.0%에서 2020년 66.3%, 2021년 69.5%로 꾸준히 상승했다. OTT 이용자의 92.2%는 스마트폰을 통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TV 광고도 ‘타깃형’으로
콘텐츠 제작사가 TV 광고를 전혀 안 하는 건 아니다. 우영우만 하더라도 드라마가 본방송되는 ENA 채널에 출연진이 “우영우는 ENA”라고 외치는 광고가 나온다.

다만 TV를 통한 드라마 광고 역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매스 마케팅’보다 홍보하려는 드라마를 볼 가능성이 높은 시청층을 집중 타깃으로 하는 마케팅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블랙의 신부’ 홍보를 GS샵 TV홈쇼핑을 통해 진행한 게 그런 사례다. 넷플릭스는 지난 13일 드라마 주연 배우 김희선 등을 출연시켜 홈쇼핑 방송에서 30분간 이 드라마를 소개했다.

이 마케팅은 성공적이었다는 게 방송사 및 광고업계의 평가다. 프로그램 시청 가구 수는 총 1만9242가구로, KT 인터넷TV(IPTV) 가입자 기준으로 전주 같은 시간대 GS샵 프로그램보다 63% 많았다.

실시간 채팅 플랫폼 ‘라이브톡’에도 방송 시간에 2만 건이 넘는 메시지가 올라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드라마 장르와 내용이 TV홈쇼핑 시청자와 잘 맞는다고 생각해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OTT 플랫폼, 새 광고 채널로 뜰까
OTT 시장이 커짐에 따라 넷플릭스 등이 직접 드라마 광고를 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최근 저가형 광고 요금제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넷플릭스는 플랫폼에 광고를 붙이는 대신 이용자들이 저렴한 요금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요금제를 내년 초 도입할 예정이다.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OTT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OTT가 직접 광고 송출에 나서게 되면 매력적인 플랫폼으로 부상할 공산이 크다”며 “콘텐츠 분야 광고주라면 OTT를 눈여겨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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