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과학기술 석학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이런 주장을 담은 ‘한림원의 목소리 제98호’를 28일 발표했다.
한림원은 “복합적인 원인과 형태로 발생하는 현대 재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산불은 산림청, 화재는 소방청, 화학물질은 환경부 등이 개별적으로 대처하는 현재 방식엔 한계가 많다”고 지적했다.
자연-기술 복합재난은 자연재난으로 인해 기술재난이, 또는 특정 기술이 자연재난을 발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지진과 해일로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전자의 대표적 사례다. 산업 고도화에 따라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며 기후 재앙이 닥친 건 후자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연기 사태까지 이어진 2017년 포항 지진도 지열발전소에서 촉발됐다는 점에서 자연-기술 복합재난이다.
유욱준 한림원 원장은 “자연-기술 복합재난은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높아 막대한 인적, 경제적, 환경적 손실을 유발한다”며 “국민의 안전과 국가 안보를 위해 과학적 재난 대응 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재난에 대한 여러 학계 의견과 지식을 모아 공신력 있는 논의를 만들어 갈 기관 또는 연구자 네트워크 설립을 제안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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