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출 쾌거' K방산…미래 성장산업으로 키우자

입력 2022-07-28 17:26   수정 2022-07-29 08:06

현대로템 한화디펜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3개 방위산업 업체가 폴란드와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 수출 기본계약을 맺었다. ‘국산 명품 무기’로 손꼽히는 K2 전차,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가 수출 품목이다. 세부 계약 조건을 둘러싼 양국의 힘겨루기가 남았지만 수출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연초 한화시스템이 아랍에미리트와 천궁2(지대공 요격미사일)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세운 최대 수출 기록(4조2000억원)을 불과 6개월 만에 경신한 쾌거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K방산’이 무럭무럭 크고 있다는 소식이라 더없이 반갑다.

폴란드와의 수출계약은 역대 최대 규모라는 점 외에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아시아와 중동 쪽에 몰린 수출지역을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로 확대하는 길을 열었다. 국산 군용기(FA-50)가 유럽 시장에 처음 진출하게 됐고, 7개국에서 운용 중인 ‘글로벌 넘버원’ 자주포 K9의 유럽 공략도 본격화됐다. K방산의 기술력이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했다는 점도 입증했다. 현대로템의 K2 전차는 독일 등 선진 전차대국과 경쟁해 계약을 따냈다. 앞서 KF-21 전투기와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에서도 K방산의 진격은 확인됐다.

낭보가 이어지지만 K방산이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산업처럼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으려면 규제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 연구개발만 해도 140개의 긴 절차를 통과해야 가능하다. 담당 공무원에게 과도한 책임을 지워 의사결정 역시 하세월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해 방산 수출은 8조3496억원(점유율 2.7%)으로 세계 9위에 머물렀다.

신냉전 도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방산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두루 경쟁력을 갖춘 만큼 상대적으로 ‘제조’가 취약한 세계 최고의 방산국가 미국과의 협업 가능성도 크다.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 해군의 첫 번째 차세대 이지스함인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방위산업을 경제 성장을 위한 첨단 전략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확한 판단이다. 경제안보시대에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K방산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워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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