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셀로미탈은 28일 “CSP제철소 주주들과 22억달러(약 2조9000억원)에 CSP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계약은 브라질 독점당국 승인 등을 거쳐 올 연말 확정될 전망이다.
아디탈 미탈 아르셀로미탈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인수로 북미·남미 시장에 제품 판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장기적으로 제품 생산량을 늘리고, 열연·냉연강판 제품 공정도 추가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르셀로미탈은 2006년 세계 1위 철강업체인 미탈철강과 2위 업체인 아르셀로가 합병해 탄생한 업체로,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다.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주(州)에 있는 일관제철소 CSP는 연산 300만? 생산능력을 보유한 일관제철소다. 세계 최대 광산업체인 브라질 발레가 50% 지분을 갖고 있고,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각각 30%, 20%를 보유하고 있다. 발레는 철광석 원료 공급, 포스코는 제철소 가동에 필요한 기술 부문을 각각 맡았다. 동국제강은 제철소 운영과 제품 마케팅을 주도했다.
CSP는 3개사가 자본금 24억달러, 차입금 30억달러 등 54억달러를 투자해 2016년 준공했다. CSP의 주력제품인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다. 2016년 6월 고로 화입(火入) 당시만 하더라도 CSP는 동국제강의 미래를 견인할 사업으로 불렸다.
CSP는 운영 첫 해 9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2조2251억원의 누적 순손실을 냈다.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막대한 환차손이 발생했고, 영업도 크게 부진했다.
이 여파로 동국제강도 2018~2019년 총 38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CSP의 손실은 동국제강 실적에도 반영된다. 동국제강은 지분 30%를 보유한 CSP를 회계상 공동기업으로 분류하고, 지분법을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주력 제품인 슬래브 가격이 t당 300달러선에서 1000달러까지 세 배 이상 치솟으면서 지난해 698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대반전을 거뒀다. 올 들어서도 가격은 1000달러선을 유지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수급 상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그럼에도 발레는 CSP제철소를 비핵심 자산으로 분류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해 왔다. 당초 동국제강과 포스코는 지분 매각에 반대했지만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과 포스코가 지분 매각을 반대하면 발레도 일방적인 매각이 불가능하다”며 “향후 사업성 등을 감안해 매각 찬성으로 입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측은 “매각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맞지만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건 없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내놨다.
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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