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소나기 직격탄…배추값 한달새 80% '껑충'

입력 2022-07-29 17:16   수정 2022-07-30 00:21

산지 작황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배추·무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폭염과 소나기가 반복되자 노지 작물들이 병충해 피해를 본 탓이다. 추석 대목을 앞두고 사과 가격도 상승세다. 잦은 비로 야외 활동이 위축되면서 상추 시세는 안정권에 들어갔다.


29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국내산 배추 도매가격은 ㎏당 129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97.1% 올랐다. 한 달 전보다 80.1% 상승한 가격이다. 2013~2019년의 7월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당 538원이었다.

무는 ㎏당 780원에 거래되며 한 달 전보다 31.3%, 작년보다 75.9% 상승했다. 파프리카(41.1%), 방울토마토(40.8%), 호박(15.6%)도 지난달 대비 상승세다.

이는 전국적으로 기습적인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씨로 노지 농작물 작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24일 발표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배추에 석회 결핍(어린잎의 가장자리가 마르거나 배춧속이 물러지는 현상)과 무름병이 발생하면서 7, 8월 배추 출하량은 평년보다 각각 13.5%, 7%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노지 봄 무도 높은 기온 탓에 뿌리가 갈라지거나 쪼개지는 등의 생리장해가 확산했다. A 대형마트 바이어는 “채소는 스콜성 기후와 고온 다습한 환경 속에선 생육 부진이 심화한다”며 “현재 산지에서 정상품을 찾기도 힘들 정도로 작황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추석을 앞두고 사과 도매가격도 오르고 있다. 사과는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통상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상승세가 더 가파른 추세다. 전년 동월 대비 44.0% 비싼 ㎏당 2571원에 거래됐다.

평소보다 추석이 이른 가운데 명절에 많이 팔리는 홍로 사과 상(上)품 출하량도 저조하다. B 대형마트 바이어는 “올해는 추석이 빨라 짧은 생육 기간에 잘 익은 사과를 골라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농촌 인력난으로 사과 수확 및 선별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추는 가격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상추는 지난주보다 19.8% 떨어진 ㎏당 5428원에 거래됐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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