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코로나19 팬데믹이 절정에 달했을 때 미국에서는 12만 곳의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제는 반등했고 일자리가 급증했다. 하지만 퇴사자는 늘었고 경제활동 참가율은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낮아졌다.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미국인들은 코로나19 경기부양 지원금과 실업급여를 받았다. 팬데믹 동안 외출이 줄어 생활비를 아낄 수 있었다. 그 결과 2020년 초 이후 미국인들의 가계저축이 급증해 경제적 여력이 생겼다. 팬데믹으로 보육시설이 문을 닫자 많은 여성이 퇴사를 택했다. 워킹맘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팬데믹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최근 미국 포천지는 “대퇴사는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보도했다. 포천지가 인용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41%가 올해 안에 현 직장을 떠날 계획이라고 했다. 맥킨지가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가 3~6개월 안에 퇴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여러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많은 사람에게 팬데믹은 삶과 직업이 변화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미국에서 창업 전선에 뛰어든 사람들이 급증했다. 어떤 이들은 가족과 더 오랜 시간을 보내길 원하게 됐다.
조지프 풀러와 윌리엄 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대퇴사가 장기 추세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퇴사율은 장기간 상승해왔다. 팬데믹 초기에 근로자의 두려움이 커지자 일시적으로 둔화했던 것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이들은 미국의 대퇴사에 대해 “팬데믹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라고 했다.
퇴사는 젊은이들만의 선택이 아니다. 지난해 많은 고령 근로자도 조기퇴직을 택했다. 주택 등 자산 가치가 불어난 데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공포도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점도 있다. 로봇이 사람을 대체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2000년 67%로 정점을 찍은 뒤 현재 그보다 5%포인트가량 낮아진 상태다. 특히 25세에서 54세 사이 인력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감소 추세다.
이런 현상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분명하다. 성장 둔화다.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탯 이코노미스트는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사회와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며 “장기적으로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The Great Resignation Started Long Ago’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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