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4% 예금금리 눈앞…'역머니무브' 가속화

입력 2022-07-29 17:24   수정 2022-07-30 00:18

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미 연 3%대를 넘어 조만간 연 4%대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금리 상승세에 주식,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에서 은행권으로 자금이 쏠리는 ‘역(逆)머니무브’가 가속화할 것이란 관측이다.
은행 정기예금 최고 연 3.6%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이다. 이 상품의 최고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으로 연 3.6%에 달한다. 저축은행 정기예금 상품(연 2.5~3.75%)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기본금리 연 2.6%에 첫 거래 고객에게 우대금리 1.0%포인트를 제공한다. 3000억원 한도로 출시돼 가입 고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짭짤한 이자’를 내건 곳은 우리은행만이 아니다. NH농협은행은 비대면 전용 상품인 ‘NH올원e예금’에 우대금리를 주는 특판 행사를 펼치고 있다.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 0.4%포인트를 더해 최고 연 3.4%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 가입자 절반(약 50%)이 1000만~5000만원의 목돈을 예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연 3.4%),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연 3.3%), 국민은행 ‘KB스타 정기예금’(연 3.2%) 등이 높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치열한 예금 금리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케이뱅크 ‘코드K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3.0%,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은 연 2.5% 등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이런 원인은 예대율에서 찾을 수 있다. 예대율이란 대출 등 여신 잔액을 예·적금 등 수신 잔액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낮으면 그만큼 예금으로 받은 자금을 대출 등 수익자산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예대율이 70%대에 불과해 90% 후반인 시중은행과 달리 수신 금리를 올릴 유인이 적다”고 설명했다.
적금은 연 7%대 상품도 속속
정기예금보다 정기적금 금리 상승세가 더 가파르다. 우리은행 ‘우리 Magic 적금 by 롯데카드’는 시중은행 12개월 만기 상품 중 최고 금리인 연 7.0%를 제공한다. 롯데카드 신규 고객이 적금 만기까지 신용카드로 600만원을 사용하고 매월 자동이체 1건을 등록하면 특별 우대금리 5.0%포인트를 적용받아 최고 금리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농협은행 ‘NH걷고싶은 대한민국 적금’(연 6.35%)과 신한은행 ‘신한 쏠만해 적금’(연 5.30%), 하나은행 ‘급여하나 월 복리 적금’(연 5.0%) 등도 최고 금리가 연 5%를 웃돈다. 현재 판매 중인 저축은행 정기적금 가운데 최고 금리가 연 5%를 넘어서는 상품이 9개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적지 않은 숫자라는 분석이다.

예·적금 금리가 치솟으면서 시중은행엔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 정기 예·적금 잔액은 총 722조5603억원으로 1월(701조3261억원)보다 21조2342억원가량 늘었다. 증가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기준 예·적금 잔액은 약 742조원으로 전달 대비 19조원 이상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식, 암호화폐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예·적금에 가입하려는 고객 문의가 늘고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 역머니무브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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