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윤 대통령에게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특별회계에 들어가는 예산은 기존에 유·초·중·고교 교육용으로만 쓰던 교육교부금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올해 교육교부금 예산은 81조원에 달하는데, 이 중 3조6000억원을 차지하는 국세교육세를 대학 교육에 쓰겠다는 것이다.
그간 대학 교육에 투자되는 정부 예산은 유·초·중·고교 교육 예산에 비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우리나라 1인당 대학에 대한 투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약 66% 수준으로 하위권에 속하지만 초·중·고 교육은 세계 1위 수준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으로 학령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데,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일정 비율로 정해져 있어 계속 늘어나는 구조여서 방만 재정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육교부금을 시급한 교육 현안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연말까지는 특별회계 관련 법령을 제정하고, 내년에 실제로 회계를 신설해 대학 지원에 들어간다.
첨단분야 인재 양성도 적극 추진한다. 교육부는 2027년까지 100만 명 디지털 인재를 키운다는 목표로 지난 19일 ‘반도체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4700명 늘리고, 정원 규제를 완화해 교수만 확보한다면 증원을 허용해주는 내용 등이 담겼다. 오는 8월에는 ‘디지털 인재양성 종합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인재양성을 총괄할 기구로 ‘인재양성 전략회의’도 출범한다. 대통령 주재로 바이오헬스나 신재생에너지 등 각 산업계가 요구하는 인력에 대한 범부처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학령인구 감소로 증가한 부실 대학에는 규제 특례로 회생 기회를 준다. 재정난이 심각한 대학이 경영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라면 보다 쉽게 적립금을 사용하거나 재산을 처분할 수 있도록 허용해준다는 의미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립대학 구조개선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 법적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예 회생이 불가능한 대학은 사회복지법인 등 공공기관으로 바꿀 수 있게 퇴로를 열어준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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