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해진 공기업 정원 3만명 줄인다…정부, 혁신 가이드라인 발표

입력 2022-07-29 17:40   수정 2022-08-08 18:27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정원을 줄이기로 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정원 감축 방침을 낸 것은 2008년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이후 14년 만이다. 정부는 공공기관이 고유 업무와 상관없는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올 하반기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를 10% 이상 절감하도록 했다.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개혁 작업이 본궤도에 오른 것이다.

정부는 29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9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가이드라인은 350개 공공기관이 8월 말까지 기재부에 제출해야 하는 기관별 혁신계획의 기준이다. 공공기관의 기능 중 민간과 경합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건 대폭 줄이고 법에 명시된 고유 목적사업 외 비핵심 기능을 폐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원을 초과한 정원은 원칙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지난 3월 말 기준 공공기관 현원은 41만4610명, 정원은 44만8276명이다. 정원 감축이 최대 3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간부직 비율을 축소하고, 지방 조직과 해외 조직도 효율화해야 한다. 복수의 공공기관이 비슷한 업무를 하고 있다면 기능을 통폐합해야 한다. 콘도·골프장 회원권이나 고유 업무와 상관없는 회사 지분 등 비핵심 자산은 모두 매각해야 한다.

직무 난이도와 보수를 연계한 직무급제 도입도 추진된다.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에 많은 금액을 빌려주는 이른바 ‘황제 사내대출’ 같은 과도한 복리후생도 손질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개혁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혁신안 이행 여부를 주무 부처 업무평가에 반영하기로 했다.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을 강력 추진하는 것은 지난 5년간 공공기관이 비대해진 반면 생산성과 재무 상태는 악화했다는 판단에서다. 추 부총리는 “새 정부는 공공기관의 비효율과 방만경영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부문이 솔선수범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뼈를 깎는 강도 높은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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