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는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이 큰 우량 기업을 순서대로 담은 후 ESG 타이틀만 붙인 상품인 만큼 시장과 똑같이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자체적인 평가와 투자기업 선정 과정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정한 ESG ETF들은 비교적 나은 성과를 냈다. 독자적인 ESG 평가를 통해 삼천리 KT 코리안리 오뚜기 등을 발굴해 전면에 내세운 ‘ARIRANG ESG우수기업’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지난 1년간 -13.1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코스피(-23.94%)와 코스닥지수(-22.57%) 상승률을 웃돌았다. 이 ETF를 운용하는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기업의 ESG 역량을 실질적으로 평가해 투자에 반영하고 있다”며 “시가총액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SG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은 기업들만 골라 투자하는 ETF들은 시장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지난해 말 상장된 신재생에너지 분야 ‘KBSTAR 글로벌클린에너지S&P’는 3개월간 19.14%의 수익을 거뒀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태양광 분야 ‘SOL 차이나태양광CSI’는 3개월 수익률이 46.54%에 달했다. 탄소중립으로 태양광 패널 발주가 늘면서 관련주가 일제히 오른 결과다.
거의 유사한 종목을 담고 있는 ‘뱅가드 ESG US 스톡 E’(1년 수익률 -10.95%, 3개월 수익률 -1.09%) 역시 S&P500을 뛰어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자산운용사들도 ESG ETF에 시총 상위주를 집중적으로 담는다”며 “대형주 ETF에 ESG 마크를 달아 판매한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친환경 기업으로만 구성된 ETF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 독일, 노르웨이 등에 있는 신재생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인베스코 솔라 포트폴리오’는 1년 수익률이 0.14%, 3개월 수익률이 31.69%였다.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 신재생에너지 투자 ETF인 ‘글로벌 X 차이나 클린 에너지’ 역시 1년 수익률이 36.7%, 3개월 수익률이 23.72%로 시장을 압도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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