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런던을 떠나 외곽 지역으로 이사하는 영국인들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코로나19가 진정되면서 런던 사무실 출근도 재개됐지만 오히려 도심 바깥으로 이동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런던 집값 상승과 쾌적한 환경에 대한 높은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1일 블룸버그통신은 부동산중개업체 햄프턴스의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런던 밖에서 구입된 주택의 약 8%는 런던 시민들이 매입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같은 수치로 영국인들의 탈런던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는 뜻이다. 2019년 상반기에 이 수치는 6.9%였다.
런던 시민들이 런던을 떠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이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런던 시민들이 녹지 공간을 갖춘 주택을 더 선호하게 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런던 집값이 크게 오르자 비교적 저렴한 주택이 있는 근교로 옮기는 것이란 설명도 나온다.
햄프턴스의 아니샤 베버리지 책임자는 "런던을 떠나 시골로 이주하는 트렌드가 점점 더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올해 더 많은 사람들이 런던 사무실로 돌아갔음에도 불구하고 런던을 떠나는 속도는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런던 흐름이 이어지면서 런던 외곽 주택의 집값도 덩달아 상승하고 있다. 런던 주택과의 가격 차이가 좁혀지고 있는 것이다. 구매자들이 더 값싼 주택을 찾아나서면서 새 주택 위치는 본래 살던 곳(런던)에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런던 바깥 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은 자신이 살았던 지역에서 26.4마일(약 4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주택을 구매하고 있다"면서 "이는 작년보다 0.6마일 멀어진 것"이라고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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