땀이 줄줄 흐르고 숨 막힐 듯 더워도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위해선 매일매일 산책은 필수다. 하지만 운이 좋지 않으면 산책을 나갔다가 반려견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수 있다. 우리 집 강아지가 산책을 좋아하고, 몸에 자연의 냄새를 묻히는 걸 좋아한다면 모기 기피제 등 산책 전용 스프레이를 꼭 챙기도록 하자.
‘산책 코스 1순위’인 공원에서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모기가 출몰 중이다. 울산보건환경연구원 동물위생시험소는 ‘공원 모기의 심장사상충 감염도 조사’에서 지역 공원 모기 다수에서 심장사상충이 검출됐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조사는 2021년 6월에서 9월까지 울산시 공원 4곳(태화강 국가정원, 대왕암공원, 여천천산책로, 신불산국립공원)에서 시행됐다. 채집한 모기를 검사해 보니 공원 4곳 중 3곳에서 조사기간 내내 심장사상충이 검출됐다.
심장사상충은 모기를 매개로 해 전염되는 기생충이다. 개와 고양이뿐만 아니라 여우, 늑대 등 다양한 포유동물에 기생한다. 감염은 모기의 몸속에 숨어있던 심장사상충 유충이 반려동물의 혈류로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유충은 6개월 안에 성충으로 자라 폐동맥이나 심장에 정착하게 된다. 보통 폐동맥에 자리 잡는 경우가 많아 반려동물이 ‘캑캑’ 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사상충 감염은 일찍 발견하면 주사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폐와 심장 속에 박혀있는 성충을 죽이는 독한 약을 쓰기 때문에 장기 손상은 불가피하다. 몸속 성충 개체 수가 많아진다면 치료하기 더 어려워진다. 심하면 혈류 장애가 일어나 적혈구가 깨져 붉은 혈색소뇨를 보는 응급상황인 대정맥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수술로 심장사상충을 빼내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반려동물이 12~72시간 이내 목숨을 잃게 된다.
반려견에게 한 달에 한 번씩 꼬박꼬박 심장사상충약을 먹이는 게 가장 좋은 예방책이다. 약을 매달 먹였어도 일 년에 한 번은 병원에 데려가 심장사상충 검사를 받는 게 좋다. 동물위생시험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가 공원에서만 이뤄졌지만 모기 서식지가 점점 넓어지고, 출현 시기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면서 “반려동물을 산책시킬 때 모기 기피제를 뿌려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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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희 기자 sung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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