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래된 느낌의 신종 플랫폼

입력 2022-08-01 17:32   수정 2022-08-01 17:33

미국의 MAGA(MicroSoft, Apple, Google, Amazon)와 한국의 네카라쿠배(네이버, 카카오, 라인플러스, 쿠팡, 배달의민족)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취직하고 싶은 회사의 대명사로 회자되고 있다. 이런 회사들을 잘 살펴보면 신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를 주요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공통점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MAGA는 독보적인 기술로 세계 시장을 거의 독점적으로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의 네카라쿠배는 선점 효과로 한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크지만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속에서 10년후의 MAGA와 네카라쿠배는 어떠한 모습일지 궁금하다.

플랫폼 비즈니스란 말은 많이 들어봤겠지만,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일반인들이 쉬이 설명하기 어렵다. 이미 일상생활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쉽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문학적으로 우리의 삶과 연결해서 살펴본다면 플랫폼이 미래에 어떻게 확장될 수 있을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플랫폼은 사전적 의미로 기차역을 의미한다. 사람을 실은 기차가 들어오고 떠나는 곳이다. 즉, 사람과 기차가 만나서 장소 이동이 이루어지는 곳이며, 그에 따라 음식점, 숙박업 등의 편의 시설들이 그곳으로 모여든다. 이와 같은 개념을 앞뒤로 확장해보면 이런 류의 플랫폼은 어디나 존재한다. 그리고 상당히 넓은 개념의 플랫폼 사례들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린이들은 들락날락하는 ‘집’이 플랫폼이다. 학생들은 집과 ‘학교’가 플랫폼이다. 직장인들은 ‘회사’와 집이 플랫폼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공간과 관련된 플랫폼은 인간의 역사와 같이하지만 플랫폼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플랫폼은 최근에 특정 산업분야가 서비스 분야로 인식되면서 확장되었다. 교통서비스,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행정서비스, 치안서비스 등등의 공공 및 민간서비스들이 서비스 플랫폼 또는 플랫폼 비지니스로 자리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이 일반화된 요즘은 IT와 모바일 그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만들어낸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하고 있다.

금융서비스 측면에서는 새로운 거래의 플랫폼으로 각종 코인이 등장하였다.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환율 이슈를 제거하고 재테크의 수단으로 확산의 속도가 무척 빠르다. 벤처에서 시작해서 성공적인 플랫폼을 만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에어비앤비나 우버 같은 회사들은 호텔을 건설하거나 영업용 택시에 투자하지 않고 공급망과 CRM(고객관계관리)을 구축해서 짧은 시간에 숙박플랫폼과 운송플랫폼을 성공적으로 만든 사례이다. 일반 가정집에 남는 방을 숙소로 활용한다든지, 자가용이 노는 시간에 영업용으로 활용해서 경제 활동을 하는 발상은 쉬운 것 같지만 아무나 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파는 것 같지만 지친 도시인들에게 잠시나마 안락한 휴식을 파는 곳이다.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게 되어 있다. 맛있는 커피는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부가적인 가치 일 수도 있다. 스타벅스는 모든 건물주들이 유치하고 싶은 휴식 플랫폼이 된 것이다.

반면에 사라지는 플랫폼들도 있게 마련이다.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하고 문턱이 높았던 은행의 지점과 증권회사의 객장들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모바일 플랫폼이 흡수해 버렸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은행앱에서 증권계좌로 송금하고, 증권앱에서는 해외의 주식이나 파생상품을 거래하는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 송금, 환전과 해외 투자 대행 등의 절차가 플랫폼 안의 서비스로 편의성을 극대화시켰기 때문이다. 모바일 플랫폼이 가지는 파워는 실로 엄청나다. 개인들의 일처리 능력을 향상 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시간도 확보해주는 플랫폼이다. 9시 출근인데 8시에 회의가 잡혔다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야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 세상에서는 평소와 동일하게 일어나서 출근하는 시간에 영상통화로 회의를 하면서 출근해도 된다. 모바일 플랫폼이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를 미리부터 대비해왔다는 말도 그럴듯하게 들린다.

지금까지의 플랫폼을 모두 수용하는 플랫폼은 당연히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모든 기술을 이용해서 또 하나의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냈고, 세상의 디지털 트윈은 메타버스에 올라타 있다. 메타버스 내에서도 정치, 경제, 사회가 현실처럼 돌아간다. 플랫폼 속의 플랫폼이 형성되고 있다. 기존의 기술에 대한 지식이나 비즈니스 방식들을 고수한다면 지금부터는 상대적인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다. 한편으로는 그러한 격차를 완화하는 플랫폼도 존재할 수 있다. 결국 플랫폼을 선점하는 자가 리더가 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한국만의 플랫폼에서 글로벌 플랫폼으로의 확대가 절실하다.

< 김동철 공학박사 / 메타넷티플랫폼 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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