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관련성 때문에 오 시장이 ‘컴백’해 내놓은 서울시의 개발 구상에선 꼭 성공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읽힌다. 서울시는 개발 방법을 고민할 때 ‘실현 가능성’에 가장 큰 중점을 뒀다고 한다. 금융위기 등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출자사 간 갈등이 언제든 불거질 수 있는 과거 민간PFV 주도의 통개발 방식을 이번엔 채택하지 않은 것이다. 그 대신 공공기관인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와 코레일이 공동 사업시행자로 나서 부지 조성, 기반시설 구축을 마치고 부지를 민간에 분양하는 단계적·순차적 개발로 방향을 잡았다. 공공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여서 그만큼 민간 참여의 리스크는 줄었다. 사업이 중간에 좌초될 가능성도 줄어든다. “틀을 잘 짰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땅주인인 코레일이 지분 70%의 대주주(SH공사는 30%)로 참여하는 등 더 커진 공공의 역할이 생각하지 않은 위기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 사업주체들이 사업의 원활한 진행보다는 명분과 이념에 집착한 부분이 없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전엔 서부이촌동 아파트 2200가구가 개발구역에 포함됐다. 한강을 가로막는 성냥갑 아파트를 허물고 강변북로를 지하로 넣어 한강 공간을 시민에게 돌려주려는 목적에서였다. 그러나 오 시장 뒤를 이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서부이촌동 주민 동의 투표를 다시 받겠다” “임대아파트를 짓겠다”며 개발보다는 상생에 집중하는 듯했다. 2012년 취임한 코레일 사장은 3.3㎡(1평)당 4000만원에 달한 용산지구 내 아파트 분양가를 문제 삼았다. 지금이면 평당 2억원을 호가할 최고의 주거 입지를 놓고 비전문가가 고(高)분양가를 트집 잡은 것이다.
빠른 사업 진척에 대한 조바심도 경계해야 한다. 용산 개발은 총 12조50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내년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는 대규모 역사(役事)다. 인천공항, KTX, 4대강 개발과 같은 대형 국책사업 못지않게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이다. 하지만 세계 금융 환경은 긴축 기조로 돌아서 이미 경기 하강이 본격화하고 있다. 개발사업의 수익성이 기대 이하로 쪼그라들 수 있다. 그렇기에 한 걸음 한 걸음 두드려보고 전진해야 할 사업이다. 오 시장은 “더 늦기 전에 (용산 개발을) 시작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업 속도보다 중단 없는 진행에 욕심을 더 내기를 기대해본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