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군이 알자와히리를 사살한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정의가 실현됐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31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있는 알자와히리의 은신처를 드론으로 공격했다. 알자와히리가 발코니로 나오자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두 발을 발사해 그를 사살했다.
알자와히리는 2011년 미군에 사살당한 빈 라덴의 동료이자 후계자다. 2900여 명이 희생된 9·11 테러의 주모자 중 한 명이다. 빈 라덴이 사살된 직후 알카에다 수장 지위를 물려받았다. 이집트 명문가 태생인 그는 15세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인 무슬림형제단에 가입하며 테러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알자와히리는 1985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외과의사로 활동하면서 빈 라덴을 만나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은 알자와히리에게 현상금 2500만달러(약 326억원)를 걸고 그를 추적해왔다. 미국은 수개월 전 알자와히리가 카불로 은신처를 옮겼다는 첩보를 입수했으며 CIA는 은신처 모형을 제작해 바이든 대통령에게 작전 계획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8월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구긴 체면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미군 철군이 끝나자마자 탈레반은 아프간을 장악했고 그 결과 미국의 중동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군인 수천 명을 둘 필요가 없다는 결정을 1년 전 내렸다”며 “효과적인 대테러 작전을 계속 수행하겠다는 당시 약속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끝까지 테러리스트를 찾아내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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