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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가상자산 지갑 속 대체불가능토큰(NFT)을 확인하시고 현물 와인으로 바꿔 보세요. 언제, 누구와 마셨는지 와인과 함께한 추억도 당신의 NFT에 기록될 것입니다. ”
지난 28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복합문화공간에서는 특별한 와인시음회가 열렸다. 국내 와인 애호가들과 스타트업, F&B 업체들, 투자사, 대기업 등 각계 사람들이 대거 모여들어 고급 와인을 즐겼고 국내 최정상급 소믈리에, 와인 경매사들이 참여해 와인에 대해 설명했다. NFT 와인거래소 뱅크오브와인의 운영사 '블링커스'가 주최한 프라이빗 시음회 'B.O.W 페스티벌' 이야기다.
NFT로 경험 인증한다
블링커스는 와인에 NFT를 적용해 현행법상 개인 간 거래가 불가능했던 와인에 투자할 수 있는 사업을 구축했다. 뱅크오브와인 회원 NFT가 있으면 현물 와인을 NFT로 보관할 수 있으며 거래를 할 수 있어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NFT를 언제든 실물 와인으로 교환해 맛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또, 'M-NFT' 서비스를 도입해 회원이 마신 와인 리스트와 같이마신 사람 등을 기록할 수 있게 했다. 단순 투자상품을 넘어 '경험 인증 수단'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회사는 지난 6월 KB인베스트먼트, 디캠프 등으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한 데 이어 중소벤처기업부의 기술 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에도 선정되며 벤처캐피털(VC) 등 투자 업계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이날 박상욱 블링커스 대표는 "NFT 시장이 나아갈 방향은 IRL(실물연계·In Real Life) 확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행사도 역시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물 와인을 직접 맛보며 와인 NFT와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체험하는 자리를 가지고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블링커스 관계자에 따르면 이 행사는 대관비, 인건비, 초청비 등 행사 운영 전반에 약 3억원이 소요됐다. 막 투자를 받기 시작한 초기 스타트업 행사치고는 대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NFT 개념이 익숙하지 않은 와인 애호가들을 대상으로 확실한 IRL 경험을 선사하기 위한 대대적인 홍보 전략"이라고 표현했다.
실물연계 NFT 프로젝트가 대세
블링커스를 필두로 업계에서는 NFT와 IRL을 내세우는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 서울 압구정에서의 한 칵테일 바에서는 '레이지고메클럽'의 출범 파티가 열렸다.레이지고메클럽은 식자재 유통 플랫폼 '파머스포터'가 운영하는 NFT 프로젝트로 2018년 창업한 뒤 현재 연 매출 약 4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회원을 위한 칵테일 바를 오픈해 NFT 인증을 하면 메뉴 할인이나 무료 제공 등의 혜택을 부여했다.
레이지고메클럽은 NFT 회원들이 맛집지도를 꾸려가는 프로젝트로 탈중앙화된 리뷰를 통해 참여자들에게 양질의 맛집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압구정 바를 시작으로 대형 복합몰에 레이지고메클럽 이름의 레스토랑을 론칭해 나갈 전망이다.
이외에도 웹3.0 살롱을 표방하는 진행하는 'RSV 프로젝트', NFT 멤버십 기반 로컬 카페 '하이드미 플리즈' 등이 대표적인 국내 실물연계형 프로젝트로 꼽힌다.
NFT 투자자(홀더)인 직장인 신모씨는 "커뮤니티에 NFT가 접목됨에 따라 이용자들에게 네트워킹 경험을 줄 것이고 그에 따라 커뮤니티의 가치가 매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방, 쥬얼리...실물로 튀어나온 NFT
시음회나 네트워킹 파티 외에도 실물로 NFT를 제작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단순 저렴한 '굿즈' 수준을 넘어 또다른 예술작품 수준으로 재탄생하기도 한다. 일례로 최근 명품 쥬얼리 브랜드 티파니는 자사 홈페이지서 'NFTiff'라는 NFT를 오는 5일부터 민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NFTiff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 PFP NFT인 크립토펑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250개의 디지털 패스 컬렉션이다. 홀더들은 30이더리움(6400만원 상당)을 주고 민팅을 하면 자신의 크립토펑크 NFT를 보석으로 만든 목걸이를 실물로 얻을 수 있다. 오리지널 NFT 아트와 유사하게 구현하기 위해 30개의 원석 및 다이아몬드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패션 브랜드 아서앤그레이스(Arthur & Grace)는 지난 6월 자사 제품에 PFP NFT를 핸드페인팅으로 새겨넣는 'NFT 마카쥬(Marquage)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디지털 이미지를 작가들이 직접 수놓는 서비스다. 크립토펑크(CryptoPunks),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BAYC) 등의 저작권 소유자들과 협업해 아이템 별로 NFT 마카쥬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한 VC 관계자는 “NFT를 이용한 커뮤니티나, 실물연계형 NFT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거품보다는 실제로 의미 있는 것을 찾고, 가격도 그만큼 접근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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