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일정 늘린 펠로시…미·중 항모는 인근 해상서 대치

입력 2022-08-02 18:32   수정 2022-09-01 00:01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이 동아시아 정세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2일 오전 펠로시 의장을 태우고 말레이시아로 향했던 미 공군기가 이날 오후 말레이시아를 떠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대만 매체들은 이 항공기가 펠로시 의장을 태우고 오후 9시30분께 숭산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항공기의 편명이나 호출번호(call sign) 등으로 항로를 추적하는 서비스인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42분 SPAR19 비행기가 쿠알라룸푸르공항에서 이륙했다.

대만 매체 중시신문은 펠로시 의장이 이날 오후 9시30분께 대만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당초 계획했던 예정을 늘리기로 했다.

기존 계획은 오전 8시 차이잉원 총통 회담, 9시 입법회 방문이었으나 9시 입법회 방문, 10시 차이 총통 회담, 11시 공동 기자회견, 12시 차이 총통과의 오찬 등으로 확대했다. 이후 오후 5시께 다음 목적지인 한국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하원 의장의 대만 방문은 1997년 뉴트 깅그리치 이후 25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남중국해에 있던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를 포함한 미 해군 함정 4척이 이날 대만 동쪽 바다로 이동했다. 미 해군 측은 정규 작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미 항모의 배치가 중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또 중국의 항모인 랴오닝함과 산둥함도 대만 근처 바다로 이동했다. 랴오닝함은 기존 담당 해역인 산둥성 칭다오에서 7월31일 출발해 대만 북부 해역으로 진입했다. 산둥함은 하이난성 싼야에서 1일 떠나 남중국해 프라타스군도 인근으로 배치됐다. 프라타스군도(중국명 둥사)는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의 요충지 중 하나로 대만이 실효지배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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