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 교수는 가수 싸이의 '흠뻑쇼' 콘서트장 무대 철거 작업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추락해 숨진 것을 두고 "이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싸이 같은 'K-가수'들은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칠 수 있지만, 국내에서 그 공연의 물질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그냥 과거처럼 목숨을 내놓고 위험천만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며 "안전사고로 유명을 달리해도 책임자 처벌 등은 없다"고 적었다.
박 교수는 "국내 영화나 드라마들이 전 세계를 휩쓸고 제 딸아이만 해도 'K드라마' 광팬이지만, 국내 연예계에서는 배우 상위 1%의 연 평균 수입은 20억 원 이상인가 하면, 하위 90%는 700만 원 정도"라며 "공정의 '공'자도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불의와 격차의 사회이며, 그 격차는 심화만 돼 간다"고 주장했다.
앞서 강릉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싸이의 콘서트가 열렸던 강원도 강릉종합운동장에서 무대 철거 작업을 하던 몽골 국적의 20대 남성 A 씨가 약 15m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 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싸이 소속사 피네이션은 "애통한 소식을 전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 무대 구조물을 제작하는 외주업체에 고용된 분이었다"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유족분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시는 스태프의 노력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번 사고가 더욱 비통할 따름이다. 고인의 마지막 길을 최선을 다해 돌보겠다"며 "더 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 마련 및 재발 방지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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