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위기를 거치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이석준 우미건설 부회장(사진)은 건설사의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외부 전문가 집단과 손잡는 것도 꺼리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1982년 창립 이후 오랜 기간 집을 잘 짓고, 경영을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런 노력과 무관하게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커다란 변곡점을 겪으면서 기존 주택 사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이겨내면서 내부 역량 향상 못지않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나 전문가 집단을 찾아 사업을 다각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른 건설사보다 한 발 앞서 부동산 개발 사업과 프롭테크(첨단 IT와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에 눈을 뜬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프롭테크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건설부동산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프롭테크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시너지 창출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적극 물색해 선제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그들의 혁신적인 요소를 우미건설에 내재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미래 신사업 기회를 꾸준히 발굴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다. 우미건설은 프롭테크포럼이 설립된 2018년부터 개별 프롭테크 기업들과 교류 및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서 ‘프롭테크의 가장 든든한 파트너’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느 때보다 커졌지만 움츠러들지 않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가파른 금리 인상과 원자재 시장의 변수들로 예전보다 신중하고 보수적인 관점의 사업 전략이 필요한 건 맞다”면서도 “‘소비자의 꿈과 행복을 위해 더 나은 공간의 가치를 창조한다’는 최우선 가치에 집중해 우미건설만이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을 찾아 인적·물적 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궁극적인 목표는 건물 내 공간에서 소비자들이 행복한 경험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라며 “일류 종합부동산 기업을 꿈꾸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거시경제 흐름을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다양한 이벤트와 변화에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장수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새로운 사업 영역을 끊임없이 물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와 함께 두려움 없는 조직 문화를 형성하는 것도 최근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차세대 전산 시스템을 개선해 일하는 방식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마라톤 워크숍’을 여는 것도 모두 도전이 가능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향후 국내 주택 시장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나타냈다. 이 부회장은 “최근 가파른 금리 인상뿐 아니라 코로나19 재확산, 환율 변동, 불안정한 국제 정세로 과거와 다른 폭넓은 불확실성을 경험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도 섣불리 예단할 수 없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거시적인 시장 흐름을 모니터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다. 그는 “결국 우미건설의 경쟁력은 우미건설을 구성하는 모든 임직원”이라며 “임직원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제공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사회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이런 큰 틀의 목표 아래 유연한 조직 운영과 순발력 있는 적응력으로 선도적인 일류 종합부동산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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