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가 가격전가력을 앞세워 불리한 시장 환경을 극복하고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다. 2차전지와 자동차 산업이 인플레이션으로 늘어난 원가 부담을 판가 인상을 통해 극복한 것과 유사하다. 원자재 가격 및 물류비용이 정점을 통과했음을 고려할 때 실적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오후 2시 25분 기준 한국타이어 주가는 전일 대비 7.58% 상승했다.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 발표가 호재로 작용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2분기 잠정 매출액은 2조400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올랐다. 시장예상치(컨센서스)를 8% 상회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75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 감소했으나 컨센서스를 12%가량 웃돌았다.
가격결정력으로 불리한 시장 환경을 극복한 게 배경으로 꼽힌다. 고무를 비롯한 원자재값 급등, 전방 업체들의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 감소, 중국의 지역 봉쇄 등 한국타이어는 상반기 녹록치 않은 시장환경과 마주했다.
그러나 공식 판매 가격을 인상하고 고가 타이어 판매 비중을 늘린 덕분에 매출액 및 영업이익 선방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분기 판매량은 9%이상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평균판매가격(ASP)는 17.6%가량 상승했다”며 “매출 원가율도 빠르게 안정화됐다”고 했다.
실적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물류비용 및 원자재 가격이 정점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공급이 완화되고, 중국 봉쇄 해제에 따른 전방 업체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는 것도 호재다. 김 연구원은 “한번 올라간 판매가격은 느린 속도로 내려온다는 걸 고려할 때 수익성 스프레드 확장이 기대된다”며 적정주가를 4만4000원에서 5만원으로 올렸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운임비용이 안정화되고 있어 매수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본다”며 목표주가를 4만3000원에서 5만원으로 상향했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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