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네티즌 분노 쏟아내…포탈 검색 1~10위 펠로시 관련

입력 2022-08-03 13:17   수정 2022-08-17 00:31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자 중국인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에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과 중국의 대응 관련 검색어가 3일 오전 1~10위 모두를 차지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연합뉴스가 오전 9시 기준 바이두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확인한 결과 1위와 2위는 중국이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실탄 사격 훈련을 할 것이라는 군사적 대응과 관련된 내용이고, 외교부·국방부 등 주요 부서의 비난 성명과 심야에 주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는 내용이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하는 등 호전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밖에 펠로시 의장이 남중국해를 우회해 대만 방문했다는 내용, 일부 타이베이 시민의 펠로시 방문 항의 집회, 대만과 가까운 샤먼에 장갑차 배치 등도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도 펠로시 의장 관련 검색어가 오전 내내 10위권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대만을 찾은 펠로시 의장을 향해 분노와 적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그의 대만행을 막지 못한 것에 실망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웨이보에 "중국 정부가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펠로시가 대만을 방문했다는 것은 우리를 무시하는 것"이라면서도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방문을 막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적었다. 다른 네티즌은 "중국 국방부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펠로시는 무사히 대만에 상륙했다"며 "(중국군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전날 밤 펠로시 의장의 대만 도착 직후 웨이보 접속이 수 시간 동안 차단되는 현상은 네티즌들의 분노와 실망에 불을 지폈다. 네티즌들은 중요한 순간에 웨이보 검색을 할 수 없고 실시간 검색어 화면도 먹통이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웨이보 측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중국 당국은 민감한 사안이 있을 경우 여론 조성을 막기 위해 웨이보 접속을 차단한다. 한 네티즌은 "민중을 동원해 펠로시에게 여론의 두려움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웨이보가 차단됐다"며 "인민의 발언을 막는 게 어디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당국은 펠로시 의장을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펠로시 의장이 공공연하게 '중국의 대만 지역'을 방문했다"며 "이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심각히 훼손하고 중국 주권을 악의적으로 침범한 정치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또 "일부 미국 정객(펠로시 의장 등)은 미중관계의 '트러블메이커'로 전락했고 미국은 대만해 평화와 안정의 최대 파괴자가 됐다"며 "미국은 중국의 통일을 방해하려는 꿈을 꿔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대만 분리독립세력과 외부세력에게 그어떤 여지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대만 독립 세력을 어떻게 지지하거나 묵인하든 모두 헛수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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