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3일 14:1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 모빌리티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전환에 성공해 시장에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
박재욱 쏘카 대표는 3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량공유를 중심으로 고객이 끊김이 없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스트리밍 모빌리티’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궁극적으로 전기자전가와 차량, 기차 등 모든 이동을 지원하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차량공유 시장점유율 1위
쏘카는 유니콘 특례 상장 트랙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1호 기업이다. 오는 4일~5일 기관 수요예측, 10일~11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공동주관사는 삼성증권, 인수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공모가 희망 범위는 3만4000원~4만5000원으로 예상 시총은 1조2046억~1조5944억원이다.쏘카는 2011년 설립된 차량공유 업체다. 제주도에서 차량 100대로 국내 최초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는 국내 차량공유 시장에서 점유율 79%를 확보한 1위 사업자다. 누적 회원 수는 약 800만명이다.
박 대표가 2020년 4월부터 이재웅 전 쏘카 대표의 뒤를 이어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2018년 쏘카가 박 대표가 설립한 타다 운영사 VCNC를 인수한 후부터 쏘카에서 근무해왔다.
쏘카의 대표 서비스는 10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단기 차량공유 서비스와 1개월 단위로 구독하는 ‘쏘카 플랜’ 등이다. 전국 4500여곳의 쏘카존에서 1만9000대 이상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자회사 2곳을 통해 전기자전거 공유 플랫폼 ‘일레클’, 온라인 주차 플랫폼 ‘모두의주차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박 대표는 “차량공유와 전기자전거, 주차 플랫폼, KTX, 숙박 등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모두 예약할 수 있는 ‘슈퍼앱’을 연내 출시할 것”이라며 “슈퍼앱 출시 이후 쏘카뿐 아니라 자회사 역시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기술 개발을 진행해 흑자전환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온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는 시기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쏘카가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글로벌 차량공유 기업 중 최초다.
박 대표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쏘카의 운영 차량 대수가 60% 증가하는 동안 차량 가동률 역시 28.8%에서 36.9%로 8.1%포인트 상승했다”며 “올해 2분기에 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하반기에 차량공유 시장이 더 활성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 흑자도 충분히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쏘카는 차량을 직접 보유하고 있는 만큼 차량 및 이동 데이터와 고객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를 활용해 배차 시스템 등을 강화해 차량 가동률을 높이고 차량 관리 비용은 절감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 사기 탐지 모델(SIFT)과 차량을 자동으로 유지관리하는 플랫폼 등을 개발해 변동비를 절감하고 고정비를 낮추는 효과도 거뒀다.
◆지분 투자로 모빌리티 신사업 지속 발굴
박 대표는 “지난해 6월 통합 멤버십인 ‘패스포트’를 내놓은 뒤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록인(Lock-in)’ 효과도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충성 고객의 경우 매출 기여도는 높으면서도 마케팅 비용은 적게 들어 쏘카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쏘카의 멤버십 회원 수는 약 16만명이다.새 수익원도 발굴하고 있다. 쏘카가 차량 관리를 위해 활용하고 있는 ‘차량 관제 시스템(FMS)’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로 개발해 차량을 사용하는 물류·운송 기업 등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우선 한국에서 충분한 고객사를 확보한 뒤 해외로 진출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현재 공모주 시장이 어려운 건 맞지만 차량공유 시장 자체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지금이 상장 적기라고 생각했다”며 “충분히 흑자 전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만큼 상장 이후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증명해 주가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쏘카는 이번 IPO로 최대 2048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이 중 약 60%의 자금을 신사업 진출을 위한 인수합병(M&A) 및 지분 투자에 사용한다.
박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대상을 정하진 않았지만, 추가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회사, 신사업 관련 기술력을 확보한 회사 등 모빌리티 생태계 내에 있는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지분투자를 통해 ‘슈퍼앱’의 범위를 확대하고 다양한 분야의 신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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