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지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됐던 드라마 '안나'의 편집권 갈등을 두고 쿠팡플레이와 이주영 감독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자신을 배제한 채 일방적인 편집을 해 작품이 훼손됐다고 주장한 반면, 쿠팡플레이는 편집 방향이 당초 협의했던 것과 달라져 수정을 요청했지만 감독이 거부해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 원래의 제작의도대로 편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주영 감독은 지난 2일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시우(담당변호사 송영훈)를 통해 쿠팡플레이가 자신을 배제하고 일방적으로 '안나'를 당초 8부작에서 6부작으로 축소 편집해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량만 줄어든 것이 아니라, 구조와 시점, 씬 기능과 상관없는 컷을 붙여 특정 캐릭터의 사건을 중심으로 조잡하게 짜깁기를 한 결과 촬영, 편집, 내러티브의 의도가 크게 훼손됐다"면서 "전혀 동의하지 않은 일이었다. 감독이 보지도 못한 편집본에 제 이름을 달고 나가는 것에 동의할 수 없으니 크레딧의 '감독'과 '각본'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지만, 쿠팡플레이는 그것조차 거절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쿠팡플레이가 시정 요구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안나'의 일방적인 편집에 대한 공개 사과 ▲ 감독인 자신을 비롯해 모든 스태프들에 대한 사과 ▲현재의 6부작 '안나' 크레딧에 오른 자신의 이름 삭제 ▲8부작 마스터 파일 그대로의 '안나' 감독판 릴리즈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요구들을 수용하지 않을 시 "쿠팡플레이가 한 행위가 한국영상산업과 창작문화에 미치는 극히 부정적인 영향을 고려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쿠팡플레이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안나'의 촬영이 시작된 후부터 일선 현장의 이주영 감독과 제작진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신뢰를 보내왔다. 하지만 감독의 편집 방향은 당초 쿠팡플레이, 감독, 제작사(컨텐츠맵) 간에 상호 협의된 방향과 현저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수개월에 걸쳐 쿠팡플레이는 감독에게 구체적인 수정 요청을 전달하였으나, 감독은 수정을 거부했다. 제작사의 동의를 얻어서, 그리고 계약에 명시된 우리의 권리에 의거 쿠팡플레이는 원래의 제작의도와 부합하도록 작품을 편집했고 그 결과 시청자들의 큰 호평을 받는 작품이 제작됐다"고 했다.
더불어 8부작 '안나' 감독판을 영등위 심위가 완료되는 즉시 8월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드라마 '안나'는 손흥민의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경기 중계와 함께 쿠팡플레이의 이용자 수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킬링 콘텐츠로 꼽힌다. '안나'와 토트넘 경기의 영향으로 쿠팡플레이의 지난 6월 이용자 수는 5월 대비 60만 명 늘어난 373만 명을 기록했다. 모바일인덱스 월간 활성 사용자 수 기준 국내 OTT 순위에서도 4위로 올라섰다.
특히 '안나'는 수지가 2년 만에 선보이는 드라마 복귀작이자, 처음으로 단독 주연을 맡은 작품으로 높은 화제성을 자랑하기도 했다. OTT 통합검색 및 콘텐츠 추천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가장 화제가 됐던 콘텐츠들을 뽑아 발표한 7월 통합 콘텐츠 랭킹에서도 1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2위 영화 '탑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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