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매시장 '찬바람'…낙찰률, 금융위기 이후 최저

입력 2022-08-03 17:45   수정 2022-08-04 15:45


집값 고점 인식과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 거래량이 급감한 가운데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는 참고 지표인 ‘낙찰가율, 낙찰률, 평균 응찰자 수’가 모두 전달보다 하락했다.

3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률(경매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26.6%를 나타냈다. 10건 중 2.6건만 경매시장에서 주인을 찾았단 얘기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2월(22.5%)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지난해 월평균 69.6% 수준이었다. 올 들어 1월 48.6%, 2월 50%, 3월 55.3%, 4월 55.3% 등 50%대로 하락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진 지난 5월엔 낙찰률이 35.6%로 떨어졌고, 6월 56.1%로 반등했다가 7월 절반 수준인 26.6%까지 떨어진 것이다. 연이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경매 열기도 식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은 지난달 96.6%로 집계돼 전달(110%)보다 13.4%포인트나 하락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전달(3.59명)보다 감소한 3명을 기록했다. 경매 진행 건수는 전달(57건)보다 증가한 64건을 보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경매 진행 건수가 예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상승장에선 경매로 들어와도 매매로 변제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일반 매매시장에서 거래가 안 돼 진행 건수가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주택자 매물 적체와 매수세 위축으로 집값이 빠지고 있는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선 서울보다 아파트 낙찰가율 하락세가 가파르다.

인천은 지난달 아파트 낙찰가율이 89.1%를 나타냈다. 2020년엔 월평균 95.7%, 작년엔 110%로 경매시장에서 인기였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지난 4월(108.4%) 이후 계속 100%를 밑도는 성적을 내고 있다. 2020년 98.8%, 작년엔 111%의 낙찰가율을 보였던 경기지역 아파트 역시 지난달 낙찰가율은 92.6%로 집계됐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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