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달 궤도선(달의 인공위성) ‘다누리’ 발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6월 한국 최초 독자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으로 우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직후라 한국형 달 탐사선의 행보에 국민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달 궤도선은 누리호보다 훨씬 더 고난도 임무를 받았다. 누리호는 저궤도인 지구의 600~700㎞ 상공에 위성을 투입하는 임무를 수행했지만, 다누리는 지구에서 약 39만㎞ 떨어진 달 상공 100㎞ 원궤도에 안착해야 한다. 다누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40번 발사대에서 5일 오전 8시8분께(한국시간) 스페이스X의 로켓 ‘팰컨9’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다누리 이동 궤적은 특이하다. 지구에서 출발해 태양 쪽으로 갔다가 다시 달 쪽으로 되돌아오며 거대한 리본형으로 움직인다. 이른바 ‘탄도형 달 전이방식(BLT)’이다. 이동 거리가 길지만 태양과 지구, 달 사이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면서 비행할 수 있다. 비행 기간은 무려 4.5개월이다.
이번에 다누리를 BLT에 투입할 팰컨9은 올 1월 31일 처음 발사됐다. 이번이 여섯 번째 재활용인 시리즈 로켓이다. 지구 저궤도 투입 성능은 누리호(1.5t)의 15배인 22.8t이다. 이 밖에도 누리호는 불가능한 지구 정지천이궤도(정지궤도에 이르는 중간단계 궤도)에 8300㎏, 화성 전이궤도(낮은 고도의 1궤도에서 높은 고도의 2궤도로 올리기 위한 중간궤도)에 4020㎏ 탑재체 투입 능력을 갖춘 고성능 액체 로켓이다. 다누리 분리 시점은 발사 후 40분23초, 거리는 지구로부터 1655㎞ 지점이다. BLT에 진입하는 시점은 발사 후 44분53초다. 발사 후 첫 교신 시점은 60분, 두 번째 교신은 24시간 후다. 이후에도 달 본궤도까지 최대 아홉 번의 고비(궤적 수정 기동)를 넘겨야 한다.
다누리가 임무를 수행할 달 본궤도는 달 상공 100㎞에서 극지방을 지나는 원궤도다. 다누리는 하루에 달을 12회 공전하며 달 착륙선 착륙 후보지 탐색, 자기장 및 방사선 등 달 주변 환경 연구,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등 임무를 수행한다. 임무 수행 기간은 내년 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약 1년간이다. 달 궤도 진입은 오는 12월 중순, 임무 궤도 진입은 12월 말~내년 초로 예상된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호주 캔버라에서 운영하는 심우주안테나가 이 메인 안테나를 지원(백업)한다. 스페인 마드리드, 미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심우주안테나와도 교신한다. NASA가 운영하는 심우주통신망(DSN)을 구성하는 안테나다. 항우연은 올 5월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함께 심우주통신 호환 시험을 마쳤다. 다누리 발사로 한국이 DSN에 데뷔하는 셈이다. 명령 전송과 상태정보 수신, 탑재체 데이터 수신 등이 이들 4개 안테나 간 네트워크에서 이뤄진다.
여주 안테나 지상 운영 시스템은 한컴인스페이스, 쎄트렉아이, 솔탑, 비욘디솔루션, 케이씨이아이 등이 제작했다. 케이씨이아이는 비행항법 하드웨어를 개발했다. 쎄트렉아이는 비행항법 소프트웨어를, 한컴인스페이스는 운영시스템 통합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항우연 관계자는 “다누리가 달 궤도에 도착해 임무를 수행하는 내내 NASA와 심우주통신망 운영 관련 상호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다누리 임무수행 종료 후에도 NASA, 유럽우주국(ESA)과 우주탐사 협력을 위한 확장이 가능하도록 안테나를 설계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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