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져 숨진 사건을 두고 국내 뇌혈관 외과 교수가 "우리나라 '빅5' 병원에 뇌혈관 외과 의사가 기껏해야 2~3명밖에 없다는 게 사안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3일 아산병원 사건을 다룬 유튜브 뉴스 영상에 자신이 방재승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뇌혈관 외과) 교수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이같은 댓글을 달았다.
방 교수는 "아산병원에 뇌혈관 외과 교수가 단 2명밖에 없다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며 "그 큰 병원에서 뇌혈관 외과 교수 달랑 2명이서 1년 365일을 퐁당퐁당 당직을 서며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간호사가 쓰러진 날) 뇌혈관 외과 교수들이 외부 일정을 나가 그날은 뇌혈관 내시술 전문 교수가 어떻게든 환자를 살려보려고 최대한 노력을 했다. 그러나 결국은 출혈 부위를 막을 수 없었다"며 "파장이 커질 것을 각오하고서라도 이 의사는 환자를 살려보려고 서울 쪽 병원을 수소문해 서울대병원으로 보내 수술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 교수는 중증의료제도 지원 방안을 개선해야 뇌혈관 외과 등 특정 분야의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뇌혈관 외과의 경우 수술 위험도와 중증도에 비해 의료수가가 낮게 책정돼 있다"며 "자라나는 젊은 의대생들의 지원이 낮고 신경외과 전공의들조차도 4년을 마치고 나면 현실의 벽에 절망해 대부분 척추 전문의가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토록 존경했던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님이 그렇게 중증의료치료에 매진하다가 나가떨어진 배경을 국민들도 아셨으면 좋겠다"며 "중증의료제도 지원 개선책 마련에 현직 의사도 목소리를 낼 테니 국민들도 도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4일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A씨는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다. 당시 아산병원에는 A씨를 수술할 전문의가 없어 A씨는 아산병원에서 색전술 등 비수술적인 치료를 받았다. 상태가 나아지지 않자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진 A씨는 지난달 30일 끝내 숨졌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