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을 찾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면담 일정을 잡지 않은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에서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아시아를 순방 중인 미국 하원의장이 다른 나라에서는 정상들을 만났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휴가 중이라 안 만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처음엔 조율 중이라고 했다가 최종적으로 만남이 없다고 연이어 입장을 번복했다”며 “외교 관계에서 있을 수 없는 아마추어들의 창피한 국정 운영”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같은 당 김의겸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윤석열 대통령을 칭찬하게 될 줄은 몰랐다”며 “낸시 펠로시를 슬쩍 피한 건 ‘유일하게’ 잘한 일”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의원은 “펠로시를 만나는 건 미-중 갈등에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나토에 갈 때 걱정하던 최악의 상황은 임시방편으로 비켜갔다”며 “아직 외교는 최소한도나마 작동은 하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이제부터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친중 굴종외교’란 말은 입에 담지 말아야한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담을 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 경제 협력, 기후위기 등을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양국 의장은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회담 결과를 발표한 후 국회 사랑재에서 오찬도 함께한다. 이날 회담 및 오찬 일정에는 국민의힘 권성동·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및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배석한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윤상현 의원, 민주당에서는 김상희 이원욱 이재정 의원이 참석할 예정이다.
펠로시 의장은 김 의장과의 회담 뒤에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장병들을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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