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금융 인공지능(AI) 데이터 라이브러리' 구축을 추진키로 하는 등 금융 분야 AI 활용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선언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4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업계 및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갖고 "디지털 금융혁신의 성공적인 이행을 위해선 불합리한 금융규제를 혁신해 금융권이 빅데이터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먼저 금융 AI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규제 샌드박스 형태로 데이터 결합 후 재사용을 허용할 방침이다. 현재는 가명정보 데이터 셋을 사용 후 파기해야 한다는 신용정보법상 규정 때문에 양질의 빅데이터를 대량으로 축적하는 게 어렵다. A 목적으로 구축한 데이터 셋을 B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용정보원을 중심으로 다양한 금융·비금융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 라이브러리에 저장된 데이터를 컨소시엄 참여기관이 필요시 인출해 재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보유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도의 데이터 보호체계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또 가명정보 등을 활용하는 개발·테스트 서버에 대해선 망분리 규제를 예외적으로 풀어주기로 했다. 현재 금융사는 업무망(내부)과 인터넷망(외부)를 물리적으로 분리해 운영해야 하는데, 이럴 경우 외부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사용이 제한돼 AI 개발 소요기간이나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AI의 신뢰성을 제고하기 위해 금융사에 다양한 테스트용 데이터 및 컴퓨팅 자원을 제공하는 'AI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 금융위는 또한 금융분야에서 AI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 5대 서비스(신용평가 및 여신심사, 로보어드바이저, 챗봇, 맞춤형 추천, 이상거래탐지)별로 'AI 개발·활용 안내서'도 제작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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