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 장관이 4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중국과 일본 외교장관을 만나 2019년 후 중단됐던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박 장관은 이날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한·중·일 3국 간 협력은 역내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요하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를 포함해 협력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나가자”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그리고 미얀마를 제외한 아세안 회원국의 외교장관 및 차관들이 참석했다. 한·중·일 3국 외교장관이 한 자리에서 회동한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세 사람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회의(ARF) 참석을 위해 프놈펜에 왔다.
박 장관은 하야시 외무상과 따로 만나 한·일 외교장관 회담도 열었다. 박 장관 취임 석 달여 만에 두 번째 회담이다. 박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성실하게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재차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가 장기화되고 있는 문제점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이에 앞서 프놈펜 소카호텔에서 열린 한·아세안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의 ‘아세안 상생연대’ 구상을 공개했다. 박 장관은 “윤석열 정부는 신남방정책 성과를 통해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며 “인도·태평양 중심에 있는 아세안은 자연스럽게 한국의 새로운 구상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아세안 외교정책인 신남방정책을 언급한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특히 주목받았다. 윤석열 정부가 아세안과 경제·외교적 협력 강화를 골자로 하는 신남방정책 기조를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기 때문이다.
박 장관은 오는 8일 중국을 찾아 왕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할 예정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는 중국과 기존 자유무역협정의 후속 조치 등을 논의하기 위해 다음주 중국에서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할 것”이라고 알렸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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