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 검사를 해주고, 표절한 글을 찾아주는 등 지난 10여 년간 인공지능(AI)은 인간의 글쓰기를 보조해왔다. 이제는 초거대 AI가 활용되며 맞춤법 검사와 문맥 다듬기뿐 아니라 각자의 문체를 반영하는 ‘개인화’된 글쓰기까지 도와준다.
지난 4일 온라인으로 열린 ‘AI 미래 포럼 스타트업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작문 보조 분야를 비롯해 그간 AI 기술이 닿기 어려웠던 제약·바이오 분야, 학습데이터 보안 분야 등 다양한 분야의 AI 스타트업이 발표를 이어갔다. 이 중 AI 작문 보조 기술을 연구하는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지난달 18일 ‘뤼튼 트레이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용자가 자기 생각을 하나의 글로 완성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작문을 연습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는 “2020년 미국 오픈AI가 초거대 AI인 ‘GPT-3’ 모델을 공개하며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났다”며 “이런 흐름에 힘입어 사람들이 작성한 글을 교정하거나 분석해주는 기존 글쓰기 도구에서 한발 더 나아가 함께 기획하고 생성하고 교정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초거대 AI는 구글,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도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앞서 카카오도 AI 시인이 쓴 시집을 출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뤼튼은 이용자가 글을 쓰면 기사, 보고서, 광고카피 등 다양한 목적에 맞게 수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필자의 문체나 자주 쓰는 표현 등을 학습해 반영하기도 한다. 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팩트 체크를 하고 혐오·편향적인 표현도 걸러낸다.
포럼에는 제약·바이오 분야 AI 솔루션 스타트업인 히츠와 데이터 관리 스타트업인 튜론도 참가했다. 김우연 히츠 대표는 “다량의 실험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신약 개발에 필요한 화합물을 걸러내고, 화합물끼리 결합한 결과를 자동 예측해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의약합성 화학자가 해오던 전문적인 화합물 설계를 AI가 모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튜론은 보안을 유지하면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최재호 튜론 공동대표는 “의료 데이터를 시작으로 금융, 스마트팩토리 등 다른 분야로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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