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와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본인을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비하한 것을 두고 "한심한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이 대표의 공세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5일 페이스북에 "이준석을 아무리 공격하고, 이준석에게 내부 총질한다고 지적해도 부질없는 이유는 수많은 자기모순 속에서 이 판을 끌고 나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선출된 당대표가 당내 상황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인식도 한심한 게, 당대표가 말하는 것이 정론이고, 그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보통 반기를 드는 행위"라고 적었다.
이 대표는 "당대표가 내부 총질 한다는 자체가 '형용모순'이다. '사장이 직원의 지시에 불응한다' 뭐 이런 거 비슷한 것"이라며 "그 형용모순을 받아들이는 순간 나머지 사람들이 당에 대해 하는 말은 모깃소리 이하로 격하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준석이 당을 지휘할 때는 단 한 번도 당 지지율이 민주당에 지는 일은 없었고 '이준석을 내쳐야 여성 표를 받는다'라는 어처구니없는 말속에 어제 드디어 전 연령에서 여성 지지율이 남성 지지율보다 높게 나오는 여론조사가 발표됐다"며 "세대 포위론을 대체할 전략이랍시고 모든 세대에게 미움받는 당을 만들려는 바보들의 합창"이라고 했다.
이어 "지지율 위기의 핵심이 뭔지 국민들은 모두 다 안다. '윤핵관'의 핵심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며 "2017년 대통령 선거에서 3명의 후보를 밀었던 삼성가노(三姓家奴) 아니냐"고 했다. 그가 언급한 '삼성가노'는 세 성을 섬긴 종이라는 뜻으로, 정지권에서는 장제원 의원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면서 "(윤핵관의 핵심은) 위기가 오면 가장 먼저 도망갈 것"이라며 "그런 사람이 대중 앞에는 나서지 못하면서 영당을 누리고자 하니 모든 무리수가 나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에도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지난달 부실 인사 지적에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 훌륭한 사람 봤냐"고 발언한 것에 대해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면서 비판을 내놓은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어 대통령실까지 저격한 이 대표는 "이 발언보다 더 심각한 것은 영상에 잡혔지만, 강인선 대변인이 이 발언에 대해 언론인들에게 해명하거나 보충하는 모습보다는 만면에 미소를 띠고 대통령을 따라가는 모습이었다"며 "강 대변인은 할 일을 하지 않았고, 대통령실은 이 발언이 잘못됐다는 것을 지적할 용기도, 뭔 일이 난 상황에서 이것을 교정하겠다는 책임 의식도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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