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라면 수출액이 또 다시 20% 가까이 껑충 뛰며 역대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1~6월 라면 수출액은 3억8340만달러(약 4976억원)로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지난해 상반기(3억1969만달러)보다 19.9% 증가했다.
중국(9191만달러)을 비롯해 미국(4786만달러)과 일본(3032만달러)에 대한 수출액 규모가 컸다. 대만(1483만달러) 필리핀(1477만달러) 태국(1460만달러) 말레이시아(1304만달러) 등 동남아 국가와 호주(1277만달러) 캐나다(1159만달러) 네덜란드(1130만달러) 순으로 톱10을 형성했다.
2015년 이후 줄곧 증가세인 라면 수출액은 특히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한 2020년 상반기 간편식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4%나 급증했다. 업계는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 전환 국면에서도 라면 수출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것은 일시적 인기에 그친 게 아니었다고 풀이했다.
해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라면 업체들도 공장을 신축해 생산 물량을 늘렸다.
농심은 지난 4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에 제2공장을 지었다. 현지에 제1공장을 지은 지 17년 만으로, 연간 라면 생산량은 종전 3억5000만개에서 8억5000만개로 크게 증가했다. 삼양식품 역시 늘어나는 수출 물량 대응을 위해 경남 밀양의 신축 공장을 본격 가동했다.
최근 들어 각종 K콘텐츠 인기가 높아진 것도 라면 수출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을 통해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먹는 모습이 해외에도 널리 알려졌고, 특유의 매운맛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챌린지’(도전)가 유행이 된 불닭볶음면 시리즈도 해외에서 인기몰이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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