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의 벅셔해서웨이, 주식시장 냉각에 2분기 57조원 순손실

입력 2022-08-07 15:06   수정 2022-08-07 15:10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2분기 주가 폭락으로 약 57조원의 손실을 봤다. 벅셔해서웨이는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벅셔해서웨이는 6일(현지시간) 발표한 실적 보고서를 통해 “지난 2분기 순손실이 437억5500만달러(약 56조8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 54억6000만달러였던 순이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이번 손실은 지난해 2분기 280억9400만달러 순이익을 기록했던 것과도 대조된다.

주식시장이 냉각되면서 투자 손실이 불어났다. 벅셔해서웨이의 3대 투자 종목인 애플(-21.7%), 아메리칸익스프레스(-25.9%), 뱅크오브아메리카(-24.5%) 등의 주가가 지난 2분기 모두 20%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S&P500지수의 하락폭(16.5%)을 상회했다. 벅셔해서웨이 자체의 주가도 22.7%나 줄었다. 뉴욕증시에서 지난 6월 270달러선이 무너졌던 이 회사 주가는 최근 반등하며 지난 5일 292.07달러를 기록했다.

벅셔해서웨이는 “특정 분기의 투자 손익은 일반적으로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투자 종목의 일시적인 주가 변동에 초점을 맞추지 말라는 얘기다.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투자 주식 규모는 지난 1분기 3905억달러(약 508조원)에서 16.1% 줄어든 3277억달러(약 426조원)를 기록했다. 투자 손실 규모는 530억달러(약 69조원)로 집계됐다.

벅셔해서웨이는 저조한 투자 실적 대신 영업이익이 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92억8300만달러(약 12조1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계열사인 운전자 보험업체 가이코가 보험금 청구 급증으로 4억8700만달러 손실을 봤지만 다른 보험 계열사들과 철도 계열사인 BNSF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늘었다. 에너지, 제조, 소매 등 이 회사의 다른 사업부문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벅셔해서웨이의 2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10억달러로 1분기(32억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투자 성과는 부진했지만 버핏이 ‘저가에 주식을 사라(buy the dip)’는 격언을 당분간 따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주가 경제조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는 “벅셔해서웨이는 2020·2021년에 주식 160억달러를 순매도 했지만 올해 상반기엔 452억달러를 순매수했다”며 “앞으로도 매수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벅셔해서웨이가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투자를 늘렸던 에너지업체 옥시덴탈페트롤리엄의 지분 규모는 109억달러(약 14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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