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푼다는데"…리모델링 단지, 재건축 목소리 커져

입력 2022-08-07 16:58   수정 2022-08-08 00:48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재건축 ‘유턴’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정부가 하반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규제 완화를 예고하면서 리모델링보다 사업성이 높은 재건축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16단지뉴삼익’과 ‘강선14단지두산’의 일부 소유주는 SNS를 통해 리모델링 추진 반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1994년 준공된 두 아파트는 주민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 지난 5월 일산신도시에선 처음으로 리모델링 주택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문촌16단지뉴삼익은 이달 리모델링 시공사 선정 총회도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 한 주민은 “내년이면 재건축 가능 연한인 입주 30년 차를 맞는다”며 “굳이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낮은 리모델링을 지금 추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부터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안전진단 등 재건축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신도시와 군포시 산본신도시 노후 아파트에서도 리모델링 대신 재건축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08년 조합을 설립해 10년 넘게 리모델링을 추진해온 서울 강남구 개포동 ‘대치2단지’(1992년 준공)도 최근 비대위가 결성돼 주민들을 대상으로 리모델링 사업 철회 동의서를 걷고 있다. 대치2단지 한 주민은 “14년 넘게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성과도 없어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맞춰 재건축을 추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프라자’(1984년 준공)도 리모델링 조합을 해산하고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지 지분이 비교적 크고 건폐율도 낮아 재건축 사업성이 높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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