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마무리할 전국위원회 개최를 하루 앞두고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비대위 전환에 전면전을 예고한 이준석 대표에게 제동을 걸기 위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은 무엇보다 당의 혼란과 분열을 빨리 수습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의를 표명했다. 이어 "우리는 더 이상 내부 분열로 국민이 기적적으로 만든 정권교체의 시간을 실패로 만들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함께할 동지들이 서로를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고통스럽다"며 "앞으로 다가올 총선 승리를 위해 완전한 정권교체를 이루는 게 제 꿈이다. 그 길로 가는 방법이 서로 다르다고 서로를 향해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비대위 전환에 법적 조치 등 '강대강' 대응을 예고한 것에 대해 사실상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된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조금 더 나가면 당이 혼란스러워지고 위험해진다"며 "이 지점에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최고위원은 최근 이 대표에게 "개인의 유익, 명분, 억울함을 내려놓고 당 전체를 보고 당을 살리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해서 대장의 길을 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정 최고위원의 사퇴에 따라 국민의힘 최고위는 당연직을 제외하면 김용태 최고위원만 남게 됐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지난 2일 당 최고위의 비대위 체제 전환 의결 당시 김 최고위원과 함께 불참한 바 있다.
한편, 비대위 체제 전환으로 '자동 해임' 위기에 놓인 이 대표는 오는 9일 전국위에서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하는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진행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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