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가장 주목받은 종목으로는 단연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꼽힌다. 약세장에도 안정적인 배당수익으로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며 ‘약세장 속 피난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 금리 상승과 부동산 가격 하락 우려가 겹치며 주가가 크게 빠졌다. 전문가들은 리츠의 최대 장점인 배당수익률을 노린다면 오히려 주가가 빠진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설명한다. 임대료가 물가와 연동돼 하락장에도 배당이 안정적인 종목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이다.
주요 리츠 가운데서는 이 기간 ESR켄달스퀘어리츠가 22.75% 하락하면서 가장 많이 빠졌다. 이지스밸류리츠(-13.42%) 제이알글로벌리츠(-14.80%) 신한서부티엔디리츠(-14.58%) 등도 하락세를 주도한 종목이었다.
리츠 하락세의 원인은 대출 금리 상승이다. 리츠는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과 은행 대출 등으로 부동산 자산을 매입해 임대료 및 시세차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대출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구조다.
하지만 모든 리츠가 금리 인상기에 수익성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물가와 연동해 임대료를 올려 받는 리츠는 수익성 악화 걱정을 덜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자 비용이 늘어도 임대료 인상으로 이를 방어할 수 있어서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한국은 물가 상승폭이 전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 연동 임대계약 구조를 갖고 있는 리츠들은 올해도 임대료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가가 빠지면서 시가배당률이 6%를 넘는 종목도 나오고 있다. 한국리츠협회에 따르면 제이알글로벌리츠의 시가배당률은 5일 기준 8.16%, 이리츠코크렙은 7.11%, 코람코에너지리츠는 6.33%를 기록했다.
작년 8월 상장한 SK리츠는 서울 종로 서린빌딩, 경기 성남 분당 SK U타워, 전국 116개 SK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다. 국내 상장 리츠 최초로 분기 배당을 시행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SK그룹이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있다는 것이다. 서린빌딩은 SK㈜가 5년간 책임 임차하고 있다. U타워는 SK하이닉스, 전국 116개 주유소는 SK에너지가 장기 임차하고 있다.
롯데리츠도 롯데그룹을 임차인으로 두고 있어 안정적인 리츠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아울렛 등 전국 15개 롯데그룹 관련 건물이 기초자산이다. 15개 자산 중 7개가 물가에 연동된 임대계약 구조를 갖고 있다.
이리츠코크렙은 NC백화점 야탑점, 뉴코아아울렛(일산점 평촌점), 2001아울렛(중계점 분당점)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모두 이랜드그룹의 매출 상위 점포다. 안정적인 임대료 수취가 가능하다. 모든 임대 계약은 물가 상승에 연동돼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주가 하락으로 가격 메리트가 커진 리츠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전국 169개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두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장기 임차인이다. 매출의 83%가 현대오일뱅크에서 나온다. 코람코에너지리츠는 2020년 8월 상장 이후 19개 주유소 자산을 매각했다. 이를 통해 작년 하반기 특별 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도 8개 자산에 대해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 특별 배당 기대가 높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국내 유일한 물류 전문 리츠다. 전국에 18개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물류센터 대부분이 교통 요충지에 있어 안정적인 임대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캐나다 국민연금(CPPI)이 지분 24.9%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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