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08일 11:4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세계 3대 글로벌 사모펀드(PEF)운용사인 칼라일을 이끌던 이규성 CEO(최고경영자) 및 이사회 의장이 사임한다.
8일 칼라일은 이규성 CEO 및 이사회의장이 이날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2018년 공동 최고경영자(CEO)에 오른지 4년 만이다. 이 CEO는 2020년부터 칼라일의 단독 대표직을 맡아왔다. 칼라일은 CEO 선임 부서를 신설하고 이사회를 통해 후계자 선정을 위한 조사 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공동 창업자인 빌 콘웨이가 임시 CEO로 부임해 후임 CEO 선정 절차를 총괄할 예정이다.
칼라일은 "이 CEO의 5년 고용 협약이 올해 말에 종료됨에 따라 이사회와 이 CEO는 새로운 CEO 발굴을 시작하는 데 상호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계인 이 CEO는 연세대 경영대학장을 지낸 고(故) 이학종 교수의 아들이다. 어린 시절 한국에서 지내다 도미(渡美)한 그는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모교인 초트로즈마리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하버드대에서 경제학과 응용수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MBA)을 나왔다. 이후 골드만삭스와 맥킨지앤드컴퍼니를 거쳐 PEF운용사인 워버그핀커스에서 각종 투자와 기업 인수 활동을 총괄했다.
이 CEO는 2013년 칼라일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인 윌리엄 콘웨이의 추천으로 칼라일그룹의 부최고투자책임자(deputy CIO)로 영입됐다. 2018년엔 공동 CEO 자리까지 오른 데 이어 2020년 단독 CEO로 승진했다.
이 CEO의 취임 이후 칼라일은 국내에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펴 왔다. 2020년 KB그룹에 총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포문을 열었고, 2021년엔 카카오모빌리티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올해 초엔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6113억원에 인수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연을 맺는 등 국내 대기업·금융사들과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올 초엔 투썸플레이스를 1조원에 인수하며 경영권 인수(바이아웃)거래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이 CEO는 "복잡하고 어려운 시기에 칼라일이 재무 투자 ESG 이니셔티브 등 모든 분야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보인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칼라일은 올해 6월말 기준 총 376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관리하는 세계 3대 PEF운용사다. 향후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자본은 810억달러에 달한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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