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 이끌던 이규성 돌연 사임에…"창업자와 갈등" "연봉협상 결렬"

입력 2022-08-08 17:53   수정 2022-09-07 00:02

세계 3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미국 칼라일을 이끌던 이규성 최고경영자(CEO·사장) 및 이사회 의장(57·사진)이 돌연 사임했다. 2018년 공동 CEO로 승진한 이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까지였다. 특히 경쟁자인 글렌 영킨 미국 버지니아주지사를 물리치고 2020년 단독 CEO로 올라선 지 2년여 만에 갑자기 퇴임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칼라일은 8일 이 사장이 CEO 및 이사회 의장 등 모든 직책에서 즉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외신들은 이 사장과 이사회 간 연봉협상 결렬이 결별 이유라고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사회가 협상을 이어가는 대신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했고 이 사장이 곧바로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최근 연봉협상 과정에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사모펀드(PEF)업계는 1970~1980년대 태동했다. 창업자들이 은퇴할 시기가 다가오면서 10여 년 전부터 세대교체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 사장과 조셉 배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CEO는 이 같은 세대교체 과정에서 세계적인 PEF 운용사를 이끌 후계자로 급부상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이 사장은 2017년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빌 콘웨이, 댄 대니얼로 등 세 명의 창업자가 은퇴하면서 영킨 주지사와 함께 공동 CEO로 선임됐다. 2020년에는 이 사장과의 경쟁에서 밀린 영킨이 회사를 떠나면서 단독 CEO 자리를 꿰찼다. 앞으로 상당 기간 이 사장이 칼라일을 이끌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5년 전 마무리된 것으로 여겨지던 세대교체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일각에서는 이 사장과 창업자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블룸버그는 이 사장에 대해 “때때로 옛 인사(old guard)들과 대립각을 세우며 (본사가 있는) 워싱턴 권력 중심을 뉴욕으로 옮기려 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 사장은 CEO로 재임하는 중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중심의 사업 구조를 크레디트 등으로 다변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 2분기 크레디트 부문의 운용 자산(1160억달러)이 처음으로 바이아웃(1060억달러)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 사장 체제 아래서 칼라일은 한국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취임 직후 골드만삭스 아시아에서 기업 인수합병(M&A) 부문을 총괄하던 김종윤 씨를 한국대표로 영입하는 등 조직을 재편했다.

이후 2020년 KB금융그룹에 총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포문을 열었고, 지난해엔 카카오모빌리티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올초엔 현대글로비스 지분 10%를 6113억원에 인수해 현대자동차그룹과 인연을 맺은 데 이어 투썸플레이스 지분 100%를 1조원에 인수하며 바이아웃 거래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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