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맨 빠지자…샌프란시스코 집값 뚝

입력 2022-08-09 17:09   수정 2022-08-10 01:24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시장 거래 가격이 지난 6월 미국 100대 도시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기술(IT) 스타트업이 몰려 있는 도시 특성상 재택근무제 활성화와 경기 침체가 맞물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미국의 부동산 중개 프랜차이즈 레드핀의 조사를 인용해 6월 샌프란시스코 도심 평균 주택 가격이 지난해보다 0.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평균 거래가는 158만달러(약 20억원) 수준이었다.

레드핀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해보다 20% 뛰어오르며 미국 100대 도시 중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18.1%)와 텍사스주 휴스턴(13.2%)이 뒤를 이었다. 뉴욕은 작년보다 4.7%, 워싱턴은 5.8% 올랐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샌프란시스코 주택 수요가 축소됐다. 트위터, 세일스포스 등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IT 업체들은 올 들어 재택근무제를 채택한 뒤 사무실 규모를 줄이기 시작했다. 유휴 공간은 다른 사업자에게 임차해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침체를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도 영향을 끼쳤다. 올해 미국의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연 5% 선을 돌파하며 주거비 부담이 커졌다. 지난 6월에는 연 5.8%까지 급등하며 1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달 들어 집값 거품이 빠지자 연 4.99%(4일 기준)까지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의 부동산 중개업체 콜드웰 뱅커 리얼티의 스티브 갤러거 중개사는 “현금을 1000만달러 이상 보유한 고액 자산가들이 과거와 달리 주택을 구매할 때 심사숙고하고 있다”며 “경기 침체, 모기지 금리, 주식시장, 인플레이션 등 네 가지 요소를 따져가며 주택을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다른 양상이다. IT 스타트업이 잇따라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등극하며 샌프란시스코 부동산 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평균 주택 가격은 약 120% 상승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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