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과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상습 침수 지역인 강남역 일대가 물에 잠기는 등 한강 이남 지역에 피해가 집중됐다. 강북 지역도 많은 비가 쏟아졌으나 큰 침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9일 기상청 날씨누리에 따르면 서울에서 8일 누적 강수량이 가장 높았던 곳은 강남으로 354.5mm로 집계됐다.
이어 서초 342.5mm, 강동 326.5mm, 송파 319.0mm, 강서 308.5mm 등 순이다. 1위부터 5위까지 모두 한강 이남 지역이 차지한 셈이다.
이밖에 도봉 305.5mm, 노원 289.0mm, 동대문 275.0mm, 중랑 261.5mm, 마포 251.0mm 등이 뒤를 이었다. 6위부터 10위까지는 모두 한강 이북 지역이었다.
관악과 영등포가 가장 강수량이 낮았으나 대부분 피해는 한강 이남 지역에서 발생했다. 특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의 주차장이 잠기거나 아파트 주변으로 쌓아 놓은 옹벽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
기상청은 서울 안에서 이같이 강남과 강북의 강수량과 피해 규모에 차이가 난 것과 관련해 강수대가 남북으로 좁고 동서로 길게 형성되어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지성 집중 호우가 발생할 경우 고질적인 침수 지역으로 언급되는 곳인 만큼, 충분히 예방 대책을 세웠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한다.
앞서 지난 2010년 9월과 2011년 7월에도 집중호우로 강남 일대가 물에 잠긴 바 있다.
서울시는 2015년 '강남역 일대 및 침수취약지역 종합배수 개선대책'을 발표해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예산과 설계 문제 등으로 공사가 계속 지연되다가 2024년까지 미뤄졌다. 당시 개선안으로는 잘못 설치된 하수관로를 바로잡고, 서울남부터미널 일대 지하 배수시설 등을 공사하는 일이 포함됐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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