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동유럽 국가에 대한 러시아의 원유 공급 중단 소식에도 하락했다. 이란과 서방 국가들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다.
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6센트(0.29%) 하락한 배럴당 90.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영국 브렌트유 10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34센트(0.35%) 내린 배럴당 96.31달러에 마감했다.
유가 하락에 영향을 준 요인은 이란과 서방의 핵합의 복원 가능성이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진행된 이란과 서방의 핵합의 복원 회담이 끝난 가운데 핵합의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익명의 이란 외무부 고위 관리는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며 "유럽연합(EU)이 제시한 합의안 최종본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핵합의가 복원되면 이란에 대한 원유 수출 제재가 해제되면서 원유 공급이 늘어나게 된다. 코메르츠방크는 만약 이란이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 6개월 내 하루 100~150만배럴 가량의 원유를 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공급량의 1.5%에 달하는 양이다. 유가 전문 사이트 오일닷컴은 "만약 핵합의가 복원된다면 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에 상승 압력을 준 요인도 있었다. 러시아가 동유럽으로 향하는 송유관을 통한 석유 공급을 중단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러시아 국영 송유관회사 트란스네프트는 이날 우크라이나를 통해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체코 등 3개국으로 향하는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한 석유 공급을 중단했다. 트란스네프트는 "EU 제재로 인해 우크라이나 측 석유 전송업체인 우크르트란스나프타에 대금을 지불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날 나오는 미국 원유재고 수치에도 관심이 모인다. 월스트리트저널 집계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난 한주간 미국의 원유재고는 20만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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