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강남아파트,월세시대…'트렌드 알아야 부동산 성공의 길 보인다'

입력 2022-08-10 10:04   수정 2022-08-10 10:26

부동산 투자의 흐름이 존재한다. 일시적인 유행과 달리 투자의 방향성을 좌우하는 트렌드가 투자의 승패를 좌우한다. 1980년대초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른바 'MZ세대'가 트렌드를 이끈다.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한다.

국내 대표 부동산 전문가로 5년 만에 신작(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메이트북스)을 내놓은 박원갑 박사는 “부동산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선 투자에서 웃을 수 없다”며 "트렌드 읽기는 세상의 주역 MZ세대의 공간과 소비 욕망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요즘 트렌드는 MZ세대가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박 박사는 MZ세대를 기본적으로 '콘크리트 키즈'로, 정원이 딸린 단독주택보다 효율적 압축 공간인 아파트를 좋아하는 세대라고 진단한다. 부동산과 아파트를 동일시할 정도로 아파트 편식이 심한 세대라는 얘기다. 아파트에서 태어나고 자란 MZ세대의 주거 공간의 선호도를 고려할 때 아파트 공화국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예상한다. MZ세대는 요모조모 시장을 잘 살피면서 돈 되는 것은 다 투자하는 '투자유목민 스타일'이라는 설명이다.

저자는 아파트를 게임 아이템 사듯이 투자한다는 의미의 ‘아파트 득템’, 레저도 도심 모텔·호텔에서 즐긴다는 의미의 ‘콘크리트 레저’, 안전한 주거 공간이라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주거 가안비(價安比)’를 MZ세대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MZ세대 시대 역시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아랫세대인 알파 세대의 트렌트를 공감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는 부동산 트렌드를 심도 있게 분석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저자는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입고, 먹고, 노는 것은 비슷한 데 집값만 비대해지면서 집이 오히려 주인이 되는 '주주(住主)사회'가 되었다고 분석한다. 또 아파트를 사면 그날부터 ‘아파트교(敎)’의 독실한 신도로 살게 돼 ‘아파트교’는 한국에서 유독 두드러지는 세속화된 종교이자 현대판 기복신앙이라고 진단하는 대목도 흥미롭다.

저자는 강남 아파트가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고 가치를 저장하는 '축장(蓄藏)자산'이 되었고, 고액 월세가 늘면서 아파트가 꼬마빌딩을 대체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한다. 또 월세시대에선 아파트도 월세 수익률에 따라 등급이 매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정보를 동시에 수용하면서 수요자가 함께 움직이려는 ‘군집 행동’을 최근 부동산시장의 핫 트렌드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시장의 호황기에는 패닉 바잉, 침체기에는 거래 절벽으로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박 박사는 미래 부동산 시장을 결정하는 3대 이슈로 인구, 기후, 테크놀로지(인공지능 로봇 등)를 꼽는다. 이들 요인을 고려한 새로운 주거 트렌드도 점쳐본다. 향후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자연재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도심의 가치가 더 부상하고, 침수 우려가 있는 해안가 주택은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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