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업계 사무직 근로자로 구성된 한국건설기업사무노동조합연맹(건설기업사무연맹)은 10일 '노동자를 길거리로 내모는 HDC현대산업개발 행정처분 결론 신중해야'라는 내용의 입장문을 내고 당국의 현대산업개발 등록말소에 대한 신중한 태도를 주문했다.
법제처는 지난 1월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외벽 및 슬래브 붕괴사고로 근로자들이 사망한 것과 관련해 서울시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법적말소가 가능한지 묻는 법률 해석 문의에 대해 지난 6월 “대통령령에 명시적 규정이 없더라도 건설산업기본법 제83조에 따라 처분할 수 있다”고 해석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조가 입장을 밝힌 것이다.
건산법 83조 10호는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하여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일으켜 공중(公衆)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경우' 국토부 장관이 건설 등록을 말소하거나 1년간 영업정지를 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건설기업사무연맹은 "두 번이나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을 옹호하려는 생각은 없으며 사고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현대산업개발에는 1만여명의 노동자가 소속돼 있고 협력업체 노동자가 약 1만 5000명에 이르는데, 등록말소 될 경우 노동자들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생존권을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등록말소라는 처분이 내려졌을 경우 해당 기업 소속 노동자와 가족들, 협력업체, 부동산 관련 대출관련 금융권까지 광범위하고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법제처의 유권해석은 시행령에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규정이 없는 내용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향후 법원에서 다른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기업사무연맹은 건설업계 사무직을 조직 대상으로 하며, GS건설노조, 현대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노조, 쌍용건설노조 등 3개 노조로 구성돼 있다. 조합원 수는 1800여 명이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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