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이 11주 연속 내리고 있다. 올해 들어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집값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성북구로 나타났다. 이달에도 3억원 가까이 하락한 거래가 발생했다. 당분간 집값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큰 가운데 매수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둘째 주(8일) 기준 서울 집값은 0.08% 내려 전주보다 소폭 하락 폭을 확대했다. 지난 5월 다섯째 주(30일) 0.01% 내려 하락 반전한 서울 집값은 이후 11주 연속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 집값은 한강 이북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집값이 가장 많이 내려간 곳은 성북구로 1.57% 내렸다. 작년 성북구 집값은 2.4% 뛰었는데, 작년 상승분 절반 이상을 반납했다.
성북구는 이번 주에도 0.16% 내렸다.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 전용 84㎡는 지난 4일 1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달 20일 이뤄진 11억8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내렸다. 올해 최고가인 12억원보다는 1억5000만원, 작년 신고가인 13억3000만원보다는 2억8000만원 급락했다.
동북권 대표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도 올해 하락 폭이 컸다. 노원은 1.39%, 도봉은 1.26%, 강북은 1.25% 내렸다.
도봉구 쌍문동에 있는 ‘한양1’ 전용 66㎡는 지난 8일 5억3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직거래 매물이다. 지난해 9월 7억5000만원에 팔렸던 이 면적대는 약 11개월 만에 2억2000만원 몸값을 낮췄다. 노원구와 강북구 등 소형 아파트에서도 매맷값이 수천만원 하락한 단지들이 나왔다.
성북구 장위동에 있는 A 공인 중개 관계자는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리고 있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크게 낮은 물건이 아니고서는 매수자들이 관심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에 힘입어 상승세를 유지했던 서초구가 전주 보합세로 돌아선 이후 이번 주에도 보합을 기록했다. 송파구(-0.06%)는 잠실동과 신천동 대단지에서 하락 거래가, 강서구(-0.05%)는 내발산동에 있는 단지 위주로 집값이 내렸다.
서울 전셋값도 강남·북을 가리지 않고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강북에선 종로구(-0.08%)와 마포구(-0.07%), 서대문구(-0.07%) 등에서 매물 가격이 하향 조정되면서 낙폭이 커졌다. 강남에선 강남구(-0.02%), 서초구(-0.02%), 송파구(-0.03%) 등 강남 3구 모두 낙폭을 키웠고, 학군 단지인 양천구(-0.05%) 등도 많이 내렸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반전세나 월세로의 전환 문의가 많이 늘어났다"며 "갱신계약 위주로 거래되면서 신규 전세매물이 점점 쌓여 가격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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