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8월 11일 16: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중형 증권사의 부동산금융 위험노출(익스포져) 수준이 대형 증권사에 비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금융 부실 우려가 확산되면서 향후 중형 증권사의 신용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10일 열린 '부동산 익스포져, 증권사 신용위험 뇌관이 될 것인가'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나신평이 올해 3월말 기준으로 증권사 24곳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을 분석한 결과, 중형사가 71%로 가장 컸다. 초대형사(70%), 대형사(62%) 등이 뒤를 이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초대형사, 1조~4조원 미만을 대형사, 5000억~1조원 미만을 중형사로 분류했다.
나신평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비중이 100%를 넘어서면 위험한 상태로 진단했다. 메리츠증권, 현대차증권, 다올투자증권이 임계수준(100%)을 넘긴 증권사로 꼽혔다.
중?후순위 대출 비중도 중형사가 컸다. 중형사(70%), 대형사(57%), 초대형사(30%) 순으로 집계됐다. 중?후순위 대출은 선순위 대출에 비해 변제 순위가 낮다. 이 때문에 인허가 지연 등으로 정상적으로 부동산 사업이 진행되지 않으면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중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위험도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중형사의 브릿지론 비중은 36%로 집계됐다. 초대형사(16%)와 대형사(23%)보다 높은 수준이다. 브릿지론은 본 PF 전 시행사가 땅을 사고 회사를 운영할 자금을 빌려주는 단기 대출이다. 이예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형사는 중?후순위 대출,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금융 익스포져의 비중이 큰 상태"라고 말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져 확대로 향후 증권사의 신용도가 악화될 수 있다는 게 나신평의 분석이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서다. 부동산 경기 둔화 장기화에 대비한 선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선임연구원은 “신용도가 낮은 중형사는 유동성 경색 발생 시 조달 및 차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며 “부동산 경기 변동과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를 모니터링해 증권사 신용평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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