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수해현장서 "비오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

입력 2022-08-11 17:37   수정 2022-08-12 01:31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수해복구 지원 활동 현장에서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43명과 보좌진 등은 이날 집중 호우로 피해를 본 서울 사당동을 찾아 수해 복구 지원 활동에 나섰다.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롯해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 나경원 전 의원이 참여했다.

이날 활동은 주 위원장의 첫 번째 공개 일정이기도 했다. 주 위원장은 지원 활동에 나서기 전 의원들에게 “흉내만 내지 말고 해가 떨어질 때까지 내 집이 수해를 입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일해달라”며 “장난치거나 농담하거나 사진 찍는 일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러나 주 위원장의 당부가 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김 의원이 뱉은 발언이 문제가 됐다. 권 원내대표, 임이자 의원과 함께 대기하던 김 의원은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이 잘 나오게”라고 말했고, 이 발언은 방송 카메라에 그대로 노출됐다. 옆에 있던 임 의원은 주의를 주듯 김 의원의 손목을 툭 내려친 뒤 방송 카메라를 가리키기도 했다.

김 의원 발언을 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윤희석 국민의힘 전 대변인은 한 방송에 나와 “할 말과 안 할 말이 있는 것”이라며 “(김 의원은) 재선 국회의원 아니겠나. 저런 발언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 무엇으로도 해명하기가 어렵다”고 비판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도 내홍이나 권력 다툼이란 비판을 받았는데 비대위 첫 공식 일정부터 저런 실언을 하면 어떤 국민이 우리당(국민의힘)을 지지하겠느냐”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엄중한 시기에 경솔하고 사려 깊지 못했다. 깊이 반성하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김 의원 발언에 대해 “김 의원이 평소 장난기가 좀 있다”고 해명했다. 야권은 이런 대응에 대해서도 “안이하다”고 맹비난했다. 주 위원장은 봉사활동을 마친 후 “김 의원을 엄중 경고했다”고 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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