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KG그룹이 채권단의 변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30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회생계획안에서 채권단의 낮은 현금 변제율이 발목을 잡아왔던 만큼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11일 쌍용차에 따르면 KG그룹은 기존 인수대금인 3355억원에 300억원을 추가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상거래 채권단 등에 알렸다. 추가 투입되는 300억원은 오는 26일 열리는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 채권자들의 동의를 받기 위해 회생 채권 변제에 활용된다.
쌍용차는 앞서 KG컨소시엄의 인수대금을 변제 재원으로 한 채무 변제 계획과 최종 인수예정자의 지분율 보장을 위한 주주의 권리 변경 방안이 담긴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총 변제 대상 채권은 약 8186억원이다.
이중 회생 담보권 2370억원과 조세채권 515억원은 관련법에 따라 전액 변제되지만, 회생채권 약 3938억원에 대해서는 일부만 변제된다.
쌍용차 측은 회생채권에 대해서는 6.79%를 현금 변제하고, 93.21%는 출자 전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출자 전환된 주식의 가치를 고려하면 회생채권의 실질 변제율은 약 36.39%다.
쌍용차 협력사 340여개로 구성된 상거래 채권단은 이러한 회생 채권 변제율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회생계획안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을 수 있다.
회생채권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거래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면서 KG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가 다시 한번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에 KG그룹은 300억원 추가 투자안을 상거래 채권단에 제안하며 설득에 나섰다. 300억원이 추가 납입되면 현금 변제율은 13.92%, 실질 변제율은 41.2%가 될 전망이다.
상거래 채권단 대표단은 이날 오후 내부 회의를 열고 KG그룹의 제안에 대해 찬성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거래 채권단은 오는 16일 340여개 협력업체가 참여하는 화상회의를 통해 회생계획안 찬반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쌍용차는 상거래 채권단의 입장이 결정되면 추가 투자 내용이 반영된 회생계획안 수정안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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