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장관은 이날 배포한 추가 설명 자료에서 “정부는 정확히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정해진 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범죄 대응에 손을 놓고 있으면 그것이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법무부는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수사개시규정) 개정안을 내놨다. ‘검수완박법’ 입법 이후 검찰이 직접수사를 할 수 있는 범위는 ‘부패 범죄, 경제 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한정된다. 수사개시규정 개정안은 부패·경제 범죄의 범위를 대폭 늘려 원래 공직자·선거 범죄로 분류됐던 일부 범죄까지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야당 측은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법률이 시행령에 범죄 범위 설정을 위임하기는 했지만, ‘검찰의 수사 총량 축소’라는 국회의 입법 취지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검찰의 수사 영역을 사실상 복원한 것은 대의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는 ‘시행령 정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시행령 정치’나 ‘국회 무시’ 같은 감정적인 정치 구호 말고, 시행령의 어느 부분이 그 법률의 위임에서 벗어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면 좋겠다”며 “정확히 ‘…등 대통령령에서 정한 중요 범죄’라고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한 장관은 이어 “다수의 힘으로 헌법 절차를 무시하고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잘 알고 있다”며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므로 정부에 법문을 무시하면서까지 그 ‘의도와 속마음’을 따라 달라는 것은 상식에도, 법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서민 괴롭히는 깡패 수사, 마약 밀매 수사, 보이스피싱 수사, 공직을 이용한 갑질 수사, 무고 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시행령과 관련해 법무부 장관은 국회에서 부르면 언제든 나가 국민들께 성실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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