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최근 모듈과 핵심 부품 생산을 각각 신설 자회사에 이관하는 분할안을 확정하고 임원급 대상 설명회를 열었다. 이달 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 실무 작업을 거친 뒤 이르면 오는 11월 자회사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다.
모비스 분할의 핵심은 모듈 법인과 부품 생산 법인을 새로 세우는 것이다. 완성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미리 조립해 모듈 형태로 만드는 사업부와 제동·조향·에어백 등 부품을 직접 생산하는 부문을 각각 신설 자회사로 이전하는 내용이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모비스 생산 기능은 에이치그린파워(배터리팩), 현대아이에이치엘(램프), 지아이티(검사) 등 기존 세 개 회사에 더해 다섯 개 자회사 체제로 전환된다.
모비스의 부품과 모듈 부문 합계 매출은 지난해 33조2382억원으로 전체의 79.7%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익성은 매우 낮았다. 작년 155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영업이익률이 0.47%에 그쳤다. 낮은 수익성 때문에 두 부문은 현재도 외주화를 통한 위탁생산을 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존속법인 모비스에는 ‘캐시카우’인 AS 부문과 R&D·투자 기능, 반도체 등 전장 부문이 남는다.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하는 AS 부문과 투자가 필요한 전장·R&D 부문을 존속법인에 남겨 시너지를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산 부문을 자회사로 두면서 사업 구조의 효율화와 수익성 향상을 추진하고, 투자가 많이 필요한 전장 사업은 그대로 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분할이 기업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업계의 추측에 대해 회사 측은 “무관한 결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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